군수직 33,000냥에 거래
110년 전 하층 민중들의 생활상과 생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일기가 최근 번역 발간됐다.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가 펴낸 ‘하재일기’는 궁궐과 관청에 그릇을 납품하던 공인 지씨가 1891년부터 1911년에 걸쳐 쓴 일기로, 이번에 출간된 ‘하재일기 1’은 1891년의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일기에서 지씨는 그릇 납품을 담당하던 관리들에게 수시로 뇌물을 바쳤다고 적었다.
‘칼자루를 쥔 자와 칼날을 쥔 자의 형편이 같지 않으니 어찌하겠는가?’라고 한탄하면서도 서울 시장에 대한 독점적 판매권을 보장받기 위해 뇌물을 바치고 관료들과 결탁하고 있었던 것.
지씨는 궁궐과 관청의 인맥을 동원, 관직 거래를 중개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잘 아는 염씨가 강원도 평해군수직을 맡고 싶어하자 궁궐을 출입하는 관료들에게 부탁한다. 당시 군수직 거래가는 3만3,000냥(쌀 153가마) 정도.
서울시사편찬위 연구원은 “당시와 지금의 화폐 가치의 차이가 커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 없지만, 일기에 자주 언급된 5전짜리 국밥을 요즘 백반 가격 4,000원으로 친다면 1냥은 8,000원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군수직을 사는 데는 요즘 돈으로 2억6,400만원 정도가 필요한 셈이다.
지씨는 친분이 있는 사람들의 경조사에 부조금을 내기도 했는데 보통 10냥(쌀 5되)을 냈다.
지씨의 일기를 보면 당시의 음식과 복식,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쌀 10말은 215냥, 담배는 한 근에 4냥, 도가니 1부 10냥, 땔나무 1짐 5냥, 석유 1통 24냥, 붓 2자루 1냥, 벼루 1개 2냥5전, 책(통감 3권) 10냥 정도다. 또 술값으로 나가는 돈은 한 번에 4∼5전이나 8전 정도였고 3사람이 술과 국수를 먹었을 때는 3냥 정도를 쓰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