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태(시인)
문을 가리켜 중국사람들은 태평문이라고 말하면서 만만디의 태평사상을 꿈꾸어 왔고, 일본사람들은 비상구라 말하면서 항상 침략의 비상사태를 염두에 두고 문을 바라보았다. 반면에 우리 한국사람은 아무런 속뜻 없이 출입구라고 말하면서 들어가고 나가는 뜻만 일컬었다.
민족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사람 얼굴에 달린 입이 사람에게는 문이기도 하려니와 쓰기에 따라 태평을 불러오기도 하고 비상상태를 만들기도 하며 아무런 내용 없이 쓰기도 한다.
얼굴에 눈이 둘인 것은 무슨 일이 벌어지면 한쪽만 보지 말고 양쪽을 다 보라는 의미인 것이고, 콧구멍이 둘인 것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부터 음해하는 소리가 들리거든 이쪽 저쪽 옳고 그른 것을 나누어 알아보라는 의미이다.또한 귀가 둘인 것은 한쪽의 주장만 듣지 말고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의미인 것이고, 팔이 둘인 것은 한 손은 거두어들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악수를 할 때처럼 손을 내밀어 남에게 베풀라는 의미인 것이다.
발 또한 둘인 것은 한쪽 발이 가려 해도 그 길이 가야 할 길이 아니라면 따라가지 말라고 다른 한쪽 발이 있는 것이다.그러나 입은 하나이고 혀도 하나다. 한 입 가지고 두 말 하지 말라는 의미이고, 한 입 가지고
이랬더 저랬다 하면서 변덕을 부리지 말라는 뜻이다. 뇌의 구조를 보면 입과 혀를 관장하는 뇌의 용량이 제일 크다. 그만큼 입과 혀가 사람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친 것이다.
입 속의 혀가 말을 잘 할 줄 알면 이웃과 세상이 밝아지고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면서 세상이 따스해지지만 음해하는 말을 만들면 세상이 어두워지고 이해관계 없는 멀쩡한 사람에게 실망과 상처를 준다.또한 우리에게는 머리도 하나고 심장도 하나, 밑으로 한참 내려가면 거시기도 하나다. 하나 뿐인 기관은 써야 할 곳을 잘 가려서 올바르게 써야 한다. 머리를 잘 쓰면 생각이 올바르고 심장을 잘 쓰면 마음이 따스하다. 거시기를 말하면 무엇하랴! 다들 아는 걸! 사람의 신체에는 둘로 되어 있는 기관과 하나 뿐인 기관으로 짜여져 있지만 사람들은 뚜렷하게 활동하는 각 기관의 상징하는 뜻을 모르고, 아니 아무런 생각 없이 어기면서 살 때가 많다.
“얼굴이 그 사람이다” 하는 말은 얼굴이 가지고 있는 각 기관을 제대로 쓰느냐, 아니면 잘 쓰지를 못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 얼굴의 모양새가 달라지는 것이다.
인생살이는 그냥 흘러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만들어지는 인위적인 창작이다. 다만 구애받지 않는 창작일 뿐이다. 학문과 창작에 체계가 있듯이 인생살이에도 체계가 있고 생각과 말과 행동에도 체계가 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다거나 기분이 조금 상한다고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뒤에서 엉뚱한 말을 만드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가!얼굴의 작은 기관, 그것이 사람의 얼굴을 만든다. 만사는 시작보다 과정이 뜨거워야 하고 소멸은 아름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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