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역전포를 쏴올리자 한국 응원단이 열광하고 있다. <서울 전송>
일본전 8회 역전 홈런포를 터뜨린 이승엽이 한국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서울 전송>
이승엽 대포 한 방에 한국 3-2 역전승
WBC A조 예선 최종전
일본열도를 충격에 빠뜨린 장쾌한 대포 한 방이었다. 한국이 5일 새벽(LA시간)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A조예선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이승엽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아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던 일본에게 뼈아픈 일격을 안겼다. 일본이 자랑하는 초특급 수퍼스타 이치로 스즈키는 대회전 “(한국과 대만이) 다음 30년간 일본을 이기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가 일본프로야구의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도쿄돔 안방에서 노리히토 왕세자 부부를 포함한 4만여 만원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배를 마신 뒤 “너무도 부끄럽고 치욕적이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3전전승으로 A조 1위를 차지하며 8강이 겨루는 2라운드에 진출했는데 A조와 B조 상위 2팀 등 4팀이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4강팀 둘을 가리는 2라운드는 오는 12∼16일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에서 벌어진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클래식’ 명승부였다. 이미 2승씩을 거두고 나란히 2라운드 진출이 확정돼 이날 경기 승패가 별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 국가적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혼신의 힘을 다한 정면승부로 맞선 이 경기에서 한국은 초반 대량실점 위기를 라이트필더 이진영의 눈부신 다이빙캐치 호수비로 넘기고 피칭스탭의 빛나는 계투와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의 클러치 결승 투런홈런으로 드라마틱한 역전드라마를 만들어내며 안방에서 확실한 우위를 입증하려던 일본야구에게 쓰디쓴 패배를 안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98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양국 프로선수들이 참여한 드림팀 상대전적에서 일본에 8승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기선은 일본의 몫이었다. 선발로 나선 ‘잠수함투수’ 와타나베 순스케는 한국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망가뜨리며 4회까지 무실점행진을 이어갔고 일본타선은 한국선발 김선우로부터 1, 2회 한 점씩을 뽑아내 2-0 리드를 잡았다. 1회말 선두 니시오카 쓰요시가 중전안타로 나간 뒤 2루를 훔치자 내야땅볼과 내야안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은 일본은 2회에도 가와사키 무네노리가 솔로홈런을 터뜨려 2점차로 달아났다. 2회까지 계속 삼자범퇴로 눌리던 한국은 3회 조인성의 첫 안타 등으로 2사 만루의 첫 찬스를 잡았으나 믿었던 이승엽이 내야플라이로 물러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초반 열세 무드는 4회말 위기에서 수비수들의 잇단 호수비가 터져나오며 돌아서기 시작했다. 1사 2, 3루 위기에서 숏스탑 박진만은 무네노리의 땅볼타구를 잡아 홈에 정확히 송구, 쇄도하던 3루주자를 잡아냈고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라이트필더 이진영이 니시오카 쓰요시의 빨랫줄처럼 뻗는 주자일소성 타구를 몸을 뒤로 날리며 다이빙캐치로 잡아내 일거에 승부가 끝날 절대위기를 모면시켰다. 사기가 오른 한국은 5회초 박진만의 우전안타와 조인성의 몸 맞는 볼, 김종국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이병규의 희생플라이로 마침내 1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포문을 열었고 끝내 8회 1사후 이종범의 안타에 이은 이승엽의 역전 투런샷으로 경기를 뒤집고 말았다.
대만전에 이어 일본전에서도 철문을 내린 ‘클로저’ 박찬호가 마지막 아웃을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 <서울 전송>
일단 뒤집힌 경기에 철문을 내린 것은 구대성-박찬호 한양대 콤비였다. 구대성은 7, 8회를 잇달아 완벽하게 막아내고 바통을 후배 박찬호에 넘겼고 박찬호는 이틀전 대만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위력적인 구위를 보이며 마지막 타자 이치로를 숏플라이로 처리하는 등 퍼펙트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으며 대회 2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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