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에서 역전 투런홈런을 뿜어낸 이승엽은 한국 타선의 희망이다.
한국전 선발등판이 유력시되는 멕시코 선발투수 로드리고 로페스.
내일 2R 첫경기 ‘총력전’
지면 4강 희망 ‘가물가물’
일본에 비해 대진운도 좋아
미·멕시코전 에이스 상대 안해
“멕시코를 잡으면 4강이 보인다.”
본보가 공식 후원하는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의 2라운드(8강) 매치업이 최종 확정됐다. 미국, 일본, 멕시코와 함께 2라운드 1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12일 오후 8시(이하 LA시간) 멕시코와 2라운드 첫 경기를 가지며 이어 13일 오후 7시에는 최강 미국과 2차전을 갖고 하루를 쉰 뒤 15일 오후 7시에 숙적 일본과 최종 3차전으로 격돌한다.
이들 4팀을 살펴보면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가장 처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과 남아공화국 정도로 전력 차가 크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력과 승부가 꼭 정비례하지 않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 캐나다가 미국을 꺾은 것에서 보여줬듯 단판승부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은 전력상 한 수위인 미국은 제쳐두고 멕시코와 일본전에 총력을 기울여 4강 티켓을 따낸다는 것이 기본전략이며 쉽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한가지 한국에 유리한 것은 대진 스케줄이다. 예상을 뒤엎고 1라운드에서 일본을 꺾은 덕분에 조 1위로 2라운드에 나서게 돼 3경기 모두 밤 경기로 치르고 일본과의 최종전에 앞서 하루를 쉬는 등 일정이 컨디션 조절과 전략수립에 있어 매우 편리하게 짜여졌다. 특히 B조에서 최강 미국이 2위로 올라오는 바람에 첫 경기에서 부담스런 미국 대신 멕시코를 상대로 총력전을 펼칠 수 있게 됐고 다음날 미국전을 치른 뒤 하루를 쉬며 일본과의 최종전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최상의 시나리오다. 반면 일본은 3경기 시작시간이 오후 1시, 4시, 7시로 모두 틀린데다 첫 경기에서 최강 미국과 만난 뒤 하루를 쉬고 총력을 다해야할 멕시코, 한국과 이틀연속 격돌해야 해 특히 피칭스탭 운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진 스케줄 상 원치 않더라도 어쩌면 미국전에 전력을 다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또 한가지 한국에 유리한 것은 상대 선발투수 매치업이다. 미국팀의 에이스 제이크 피비가 일본과의 1차전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하고 ‘로켓’ 로저 클레멘스는 규정상 최종 멕시코전에나 나올 수 있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부진했던 단트렐 윌리스를 만날 것이 유력시된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초특급투수 윌리스가 만만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피비와 클레멘스보다는 위압감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1차전 상대인 멕시코의 경우도 팀 에이스인 에스테반 로아이자가 9일 캐나다전에 등판한 탓에 12일 한국전엔 나설 수 없고 대신 1라운드 미국전에 등판했던 로드리고 로페스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신 로아이자는 14일 일본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데 이 경우 일본은 미국과 멕시코전에서 모두 상대 에이스를 만나는 불운을 만나는 셈. 이 두 경기 중 최소한 하나는 이겨야 4강 희망이 생기는 일본이 특히 멕시코전에 투수진을 총동원한다면 바로 다음날 벌어지는 한국과의 최종 3차전에선 투구수 제한규정으로 투수진이 고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여러 상황은 한국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12일 멕시코와의 1차전이다. 여기서 지면 4강은 없다고 봐도 된다. 마치 1라운드때 대만전처럼 ‘패배=탈락’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나서야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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