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프린트한 태극기를 한인 사회에 전달한 ‘실렉트 그래픽&프린팅’사의 융 팬(왼쪽)과 부인 킴 리. 보트 피플 출신의 베트남인이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태극기를 프린트한 귀한 인연의 주인공이 됐다.
자신도 보트 피플, 한인 친구들도 많아
목숨을 걸고 베트남 보트 피플을 구한 전재용 선장에게 감동을 받았던 한 베트남계 사업가가 한·일전 소식을 듣고 고급 종이에 태극기 2,000장을 찍어 응원전에 사용해 달라고 한인 커뮤니티에 기증해 훈훈한 화제를 뿌리고 있다.
가든그로브 한인타운 인근에서 프린트업을 하고 있는 융 팬(40·실렉트 그래픽&프린팅 제너럴 매니저)은 평소 고객관계로 알고 지내던 이진안 OC 한미연합회 이사(타벨부동산 최고운영책임자)가 응원에 사용할 태극기 1,000장의 인쇄비용을 문의하자 선뜻 ‘돈을 받지 않고’ 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이사가 1,000장을 더 주문해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하자, 팬은 친구인 이 이사와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2,000장 모두를 무료로 프린트했다. 팬은 “그 당시 수많은 미디어에 둘러싸인 전 선장에게 얘기 한마디 걸어볼 수 없었지만 한 사람이 그렇게 큰 일을 해낸 것에 대해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15세의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보트 피플로 고국 베트남을 탈출해 현재 자리를 잡기까지 ‘책으로 쓸만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그는 “인종, 성, 나이, 배경에 상관없이 인간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신조로 사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한인 친구도 많이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가족이 집을 팔아 마련한 탈출비용으로 보트를 타고 나왔고, 태국에서 국제 교도소와 난민수용캠프를 전전했던 팬은 1984년 애리조나로 들어왔지만 말로 표현 못할 고생을 하며 ‘긴 여행’을 해왔다고 한다.
팬은 “야구는 경기규칙도 잘 몰라 야구장에는 가보지 못했다”면서 “베트남 커뮤니티에서는 축구가 가장 인기가 많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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