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급 실력·열정” 주류언론 찬사
한인사회 오랜만에 뜨거운 자부심
“일본에 두번이나 이겨놓고…” 아쉬움
일본과의 단 한 번의 패배로 축제는 막을 내렸다.
전승행진을 펼치던 한국의 탈락이 안타까웠는지 하늘도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이 심어준 ‘하면 된다’는 메시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래서 전 세계는 이번 대회의 진정한 승자가 한국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대표팀의 선전에 한인사회는 오랜만에 똘똘 뭉쳐 하나가 됐다. 1세들은 이민생활의 시름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렸으며 2세들은 코리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뼈 속 깊숙이 새겼다.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이라는 박진만 선수의 말처럼 많은 한인들이 작은 야구공 하나 덕분에 구름 위는 걷는 듯한 나날을 보냈다.
우리의 목표는 8강이었다. 아시아 예선에서 난적 타이완과 일본 중 한 팀을 꺾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당당 조 1위 티켓을 거머쥐며 미국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애나하임에서 김인식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더욱 빛을 발했다. 멕시코에 이어 세계 최강 미국을 꺾더니 그 기세를 몰아 ‘30년 망언’을 내뱉은 이치로의 일본을 다시 한번 제압했다. 참가팀 중 유일하게 6전 전승으로 준결승에 안착했다.
경기를 마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샌디에고 팻코팍의 관중석을 가득 메운 한인 응원단에 인사를 하고 있다. 쏟아지는 빗방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1만여 한인들은 최선을 다한 한국 선수들에게 뜨거운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서준영 기자>
2년 전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을 외면했던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땅을 쳤다. 박찬호(샌디에고 파드레스)의 부활과 에이스 서재응(LA 다저스)의 활약으로 한인 메이저리거의 위상도 높아졌다. 스카우터들은 박진만과 오승환 등 ‘숨은 보배’를 낚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쾌거였다. 모두가 열광했지만 대표팀은 겸손했다. 김 감독은 미국과 일본이 여전히 한국보다 앞섰다고 겸손해하며 ‘4강 진출’의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선수들도 실력은 뒤지지만 강인한 정신력과 한인들의 열정적 응원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다시는 있지 않을 것 같았던 감동이 4년만에 다시 찾아오자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 내 국민들도 하나됐다. 한국은 결국 일본의 벽에 막혀 결승진출에 실패했지만, 대표팀이 보여준 한민족의 저력은 오랫동안 우리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정순민(33·애나하임)씨는 승패를 떠나 대표팀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지난 2주간 한국팀 덕분에 너무나 즐거웠고, 일본과 세 번 붙어 두 번 이긴 것으로 만족한다”며 “이 기회에 돔 구장 건설과 축구 팬들의 반대로 좌절된 상암경기장의 야구장 활용이 성사됐으면…”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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