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산악회 에베레스트 원정대원들이 현지 적응훈련의 일환으로 해발 5,000미터가 넘는 칼라파타르 정상에 오른 후 환호하고 있다. <에베레스트 원정대 현지 전송>
재미산악회 에베레스트 원정대 1신
두 대원의 숨가쁜 소리가 한없이 메아리친다. 인간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신들의 왕국’인 에베레스트에서 공격조로 나선 김명준·이정현 대원은 신들의 숨결을 가다듬으며 고소 적응 훈련을 펼치고 있다.
본보 특별후원으로 한인 최고령 세계 7대륙 최고봉 기록에 도전하는 재미산악회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LA를 출발한지 보름만에 소식을 전해 왔다.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총무인 재미산악회 배대관 회장은 16일 이메일을 통해 “도전을 위해 응원해 준 이들에게 고맙다”며 LA 한인들에게 감사를 표시한 후 “대원들이 고소와 여독에 비교적 잘 견뎌내고 있다”고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지난 달 30일 네팔에 도착한 에베레스트 원정대는 하루도 빠짐없이 현지 적응훈련을 진행중이다. 워낙 높은 지역인 탓에 산소가 희박해 숨쉬기가 여의치 않은 데다 웅장한 대자연 속에서 느끼게 되는 고독과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과 싸워야 하는 대원들은 쉼 없는 훈련으로 에베레스트와의 일전을 준비중이다.
2일 경비행기를 이용해 카트만두에서 루크라로 이동한 대원들은 팍딩(2,600m)까지 3시간의 트레킹을 한 후, 3일 또다시 5시간의 트레킹으로 남체바자(3,400m)에 도착했다. 남체바자는 3대 에베레스트 관문 중 비교적 안정된 루트로 알려져 있다.
배 회장이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네팔은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다.
국왕 퇴진을 요구하는 마오쩌둥주의자들의 총파업과 시위로 카트만두는 생필품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계엄령이 내려져 군인들이 도처에 깔려 긴장이 흐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들의 도전의욕을 꺾지는 못했다. 오히려 대자연의 말없는 견제가 점점 힘들게 만들었다. 에베레스트의 처마 밑에 둥지를 튼 대원들 중 일부가 고산증세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번 등정에 대비해 훈련중인 칼라파타르(5,542m)조차 캘리포니아의 여느 산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결국 10일 칼라파타르 정상에 도착 후 고산증세에 시달린 연흥모 대원을 하차시킨 채 11일 8명의 대원만으로 베이스 캠프(5,542m)에 입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2일 정상 도전에 나설 김명준·이정현 대원이 본진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두 대원은 남체로 복귀하는 본진과 아쉬움을 나눌 새도 없이 둘만의 고독을 되씹으며 길을 안내할 셀파와 함께 결전의 날을 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중이다. 에베레스트와 사투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눈앞에 치솟은 에베레스트의 거대한 이빨과 만년설의 신성함은 두 대원의 두려움을 자극하지만 이제 물러설 수도 없는 순간을 서로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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