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신임총리와 정신여고 동기동창인 홍성옥(왼쪽부터), 심경자, 전문자씨가 색 바랜 사진들 속에 담긴 옛 추억들을 떠올리며 웃고 있다. <서준영 기자>
정신여고 3학년 때이던 1962년 한 총리(왼쪽)와 전문자씨.
LA 정신여고 단짝동창들 들뜬 분위기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총리님이 되셨지만 우리에겐 영원한 친구 명숙이에요.”
한명숙 신임총리의 임명소식을 듣고 한자리에 모인 한 총리의 정신여고 동기동창생 홍성옥(62), 심경자(62), 전문자(62)씨는 친구가 총리가 됐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신여고 LA 동문회 회장인 전문자씨가 가져온 사진첩에는 한 총리와 친구들이 학창시절 찍은 사진들이 가득했다. 수학여행, 고교 졸업식, 수련회, 대학 졸업식 등 수십 년 전의 빛 바랜 사진 속의 한 총리는 꿈 많은 소녀의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모든 학창시절을 한 총리와 함께 보낸 심경자씨는 한 총리를 ‘똑똑하고 여성스러운 참한 친구’로 기억했다. 심씨는 “한 총리와는 영등포에 함께 살았다”며 “겨울방학이 되면 한 총리와 함께 한 집에 모여 수다 떨던 기억이 난다”며 옛 추억에 잠겼다. 심씨는 “고교시절 한 총리가 반장을 한 적은 없지만 규율부장을 한 경험이 있어 총리는 무던하게 잘 해낼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 총리와 고교시절 같은 반이었던 홍성옥씨와 전문자씨는 한 총리 하면 ‘춘향이’가 생각난다며 즐거워했다. 한 총리가 춘향이가 된 사연은 1962년 이들의 고교 졸업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졸업기념으로 영어 춘향전 연극을 준비하던 중 영어에 뛰어났던 한 총리가 주인공 춘향을 맡게 된 것. 이들은 영어는 한 총리를 따라가는 사람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인연은 학창시절로 끝나지 않았다.
한 총리는 여성부장관으로 재직하던 2002년과 환경부장관으로 재직하던 2003년 LA를 방문하고 정신여고 LA 동문회의 각종 행사에 축전을 보내는 등 태평양을 건넌 우정을 이어왔다.
심씨는 “일전 LA에 왔을 때 촉박한 일정 때문에 밤늦게 호텔에서 만났는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 “총리가 돼 더 바쁘겠지만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들은 “한 총리가 총리직을 잘 수행하는 것이 모든 친구들의 바람이며 열심히 도울 예정”이라면서 “하지만 총리님보다는 ‘명숙이’가 부르기 편한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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