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렘의 터줏대감 베티 박씨는 지난 22년간 할렘 주민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미국 흑인들의 전통음식 소울푸드 식당으로 성공했다.
닭날개 튀김과 돼지곱창 등 흑인들이 좋아하는 소울푸드(Soul Food)를 파는 그의 매나스 식당은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며 할렘에 3호점을 열었고 브루클린에도 2곳에 이른다.
이달 할렘의 번화가 125가 인근에 1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대형 시푸드 식당 ‘피어 2110 레스토랑’을 연다.이 식당은 다이닝 룸과 스시바, 바, 그리고 회의실과 재즈 공연장으로 쓰일 넓고 아늑한 라운지
를 갖추고 있고 식당 벽마다 TV가 설치돼 있다.피어 2110 식당을 열면서 야심차게 내놓는 술이 있다. 바로 인삼주이다. 웰빙시대를 맞아 몸에 좋은 인삼이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며 인삼 칵테일을 만들어, 술 이름도 ‘힘’(Him)이라고 정하고 Him for Him(그를 위한 힘) 등 칵테일 이름을 개발 중이다.내달 지역 정치인과 유지들, 커뮤니티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한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1974년 미시건으로 이민, 1984년 뉴욕으로 이주했다.처음 생선가게를 시작으로 할렘에 터전을 잡았지만 당시 흑인 주민들이 한인 업소 불매운동을 전개할 때라 어려움이 많았다. 가게 문을 연지 얼마 안돼 할렘 125가에 있는 50여 군데 한인 업소들이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로 불붙은 끊이지 않은 불매시위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박씨는 자신의 가게 앞에서도 벌어지는 시위 장면을 목격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삶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상호 이해 부족이 문제라 생각,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지역주민들을 고용함으로써 실마리를 풀어보고자 1985년 초 바비큐 테이크아웃 식당을 열며 여의치 않은 상황에도 흑인 종업원 4명을 고용했다.같은 일터에서 부딪치다보면 고용주와 종업원의 관계라기보다는 인간 대 인간으로 맺어져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부부가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열심히 일해도 가게 렌트 내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큰 결심을 한 것.문화적 차이로 종업원들과의 사소한 마찰도 있었지만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초창기 수차례 권총강도를 당한 어려움에도 끝까지 할렘을 떠나지 않았고 이제 할렘에서 장사한 지 22년째. 지역 대소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저소득층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 여러 명을 대학에 보내기도 하면서 지금은 누구나 베티 박 이름을 알정도로 지역 유명인사가 됐다.
박씨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것보다 이름 석자 남긴 것이 미국에서 이룬 가장 큰 성공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픈을 앞두고 있는 피어 2110 레스토랑 공사를 맡은 일꾼들의 70%가 지역 주민들인 만큼 주민들의 고용창출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이제는 할렘을 떠날 수 없습니다. 내 가족 같고 친구 같은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박씨는 오는 16일 아시안 비즈니스 개발 센터가 주는 올해의 경제인상을 받는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