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은 세계 속의 국가로, 다른 나라와 대등한 지위의 나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한국은 아시아국가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2002년 월드컵 4강진출, 지난 3월 남가주에서 개최된 제1회 세계 야구 대회 3위, 현재 독일에서 진행되는 월드컵 축구에서의 선전 등을 그런 맥락에서 관찰해 볼 수 있다. 1980∼90년대의 눈부신 경제 성장은 지금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심리학자 Abraham Maslow가 말했듯이 “기본욕구”가 충족되는 생활을 부여,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정신적, 심리적 여유를 제공했으며 2002년의 세계 축구대회는 전세계 한인들에게 민족적인 자긍심과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4년전 우리 일행이 독일의 Frankfurt 공항에 도착했을 때에는 우리 한국팀이 이탈리아팀에게 막 이긴 보도를 접할 수 있었고 한국이 스페인팀을 제패하고 세계 4강이 된 통쾌한 소식을 스페인에서 접했다. Real Madrid 스타디움앞을 지나갈 때에는, 택시기사로부터 한국팀은 “달리는 자동차”처럼 순발력이 뛰어나고 강인하여 어쩌면 스페인 팀을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지금, 지구 저쪽의 독일에서 우리 한국의 대표팀은 또 다시 그 신화를 재현하려하고 있다. 자기 나라에서 치러지지 않은 경기에서 선전을 했기 때문이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 한국 민족의 투혼과 체력이 뒷받침을 해준다는 소식이다. 바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1970년대의 강호 영국의 <리버풀>의 팀 정신을 닮았단다.
2002년의 한일 월드컵 4강신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축구가 종주국인 영국에서 한국에 전파된 것은 1882년 (고종19년) 인천항에 들어온 영국 군함의 승무원들에 의해서였다. 정식으로 축구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04년 서울의 관립 외국어 학교에서 체육과목의 하나로서 채택되면서부터였다. 1948년 대한 축구협회가 결성, 국제축구연맹 (FIFA)에 가입해 1954년에는 아시아 축구연맹의 정식회원국이 되었다. 1948년 런던 올림픽 본선에서는 한국의 이름으로 처음으로 세계무대에 발을 내딛었고, 1954년에는 스위스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에 미국 군용기를 타고 7일이나 걸려 최초로 출전했다. 곧 1956년 제1회, 1960년 제2회 아시안컵에서 연속으로 우승함으로써 아시아 축구 챔피언이 되었다. 이후 각종 축구 대회에서 보여준 혁혁한 성적과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와 용감성으로 인해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게 되었으며, 곧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두려움과 경탄의 대상이 되었다.
한국의 프로축구는 1983년 ‘수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출범, 한국 축구의 수준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팀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5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함으로써 아시아 최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됨은 물론(통산 6회), 세계수준에 근접한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지구촌의 모든 팬에게 과시했다. 또한 1986년 멕시코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일본기업의 광고판(Canon과 JVC등) 일색이었지만, 그로부터 20년 후인 이번 독일대회에서는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최대 협찬사 중의 하나이고, 경기장에서는 유럽인들이 삼성 모빌로 태극기 올리는 장면을 사진 찍는다고 한다.
지난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센터에서 2만명이나 되는 한인이 보여준 뜨거운 열기와 성원은 곧 세계 4강 신화를 재현하는 든든한 심리적,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고 있다. 월드컵 제전은 한국의 축구 팬들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세계각국에 흩어져 사는 한인 이민자들에게 즐거운 가족동반의 하루를 제공해 준다. 대표선수들뿐만 아니라 “붉은 악마”의 유니폼을 입고 유럽을 활보하는 젊은 응원단들은 이제 월드컵 경기는 “우리판”이라는 말을 나오게 한다. 이만하면 한국도 꽤 괜찮은 나라이란 자부심을 자녀들에게 심어주기에 족하지 않은가!
클라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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