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뉴욕시 교육국 학부모 조정관)
내가 뉴욕에서 산지는 올해로 23년이 되는데 남에게 침 뱉음을 당한 경험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갓 결혼하고 나서인 1986년도에 일이고, 또 한 번은 며칠 전에 일어난 일이다.첫 번째는 맨하탄의 웨스트 빌리지에서 살 때이다. 6애비뉴와 12스트릿에서 길을 건너려고 서 있는데 어느 남자의 손이 내 앞에 있는 여자의 핸드백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것을 보고 눈을 돌릴 수가 없어 뚫어지게 보고 있자니 그 남자의 눈길이 나에게 쏠리며 소리 없는 나의 절규가 그를 멈추게 한 듯 실패한 범죄의 반응으로 갑자기 내 얼굴에 침을 뱉는게 아닌가…
나는 너무 갑자기 억울하게 당한 일이라 반격할 여유도 없이 나를 추스리는데 그 자는 ‘너 때문’이라고 갖은 쌍욕을 나에게 하면서 길거리 코너에 놓인 쓰레기통을 들고 던질 듯이 으르렁댄다. 나도 그때는 큰 소리로 폴리스 부르겠다고 하는데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집에 와서
비누로 얼굴을 몇 번이나 닦으면서 분노인지 설움인지 틀어놓은 수도꼭지 같이 눈에서 눈물이 한없이 흘렀다.또 한 번은 며칠 전 훤한 새벽 5시반경 교회에 가는데 150가와 루즈벨트 애비뉴 선상을 막 좌회전 하는데 야구모자에 반바지를 입은 세 명의 이십대 중반의 남자들이 크게 한국말로 버스정거장 앞에서 떠드는데 한 남자는 아직 열지 않은 런드로멧 벽에다 방뇨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냥 지나쳤어야 했다. 그러나 바로 며칠 전 이 부근에 한국 사람들이 모여서 붉은 티셔츠를 입고 응원했는데 거리에서 그게 무슨 한국사람 망신 인가?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며 이렇게 길에서 소변을 보면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아줌마! 뭘 봐!” 하였다. 그래서 “길에서 한국사람이 이게 무슨 일이에요?”라고 했더니 다짜고짜 진한 욕을 하면서 갑자기 차 안으로 침을 뱉는다. 세상에 이런 일이! 마침 셀폰도 가지고 있지 않아 얼른 집에 와서 911에 신고했다. 경찰이 그 자리로 가서 기다리라고 해 가보니 벌써 다 도망치고 없는데 마침 경찰차가 도착한다.사정을 얘기하니 이제는 그런 일이 있으면 혼자 대응하지 말고 ‘911에 신고부터 하라’고 말하고 ‘조심하라’며 떠났다.
우리 한국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은 민간 대사나 마찬가지다. 우리의 행동이 한국을 좋게, 아니면 나쁘게 미국사회에 인식시킨다. 직장에서도 최선을 다해 한국 사람의 우수함과 근면함을 알릴 책임이 있고 공중도덕을 잘 지켜 예의 바른 민족이란 것을 미국사회에 인식시키는 것은 우리 세대 뿐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인 다음 세대들이 이 땅에서 인정받으면서 살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살고 있는 집의 위치가 플러싱 한 복판이라 한국 사람이 밤늦게 새벽에 취한 음성으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것을 듣는 것은 익숙해 졌다. 가끔 길거리에 구토해 놓은 것도 볼 수 있고 집 근처에 잘 주차하는 관광버스는 실내 청소한 쓰레기를 집 앞 길에다 버리고 가기도 한다. 그러
면 나는 계란으로 바위 치듯 비닐봉지에 장갑 끼고 줍는다.
우리 모두는 주인의식을 갖고 우리가 살고 있는 뉴욕이, 아니 더 나아가서는 미국이 나 때문에, 그리고 우리 한국 사람들 때문에 더 발전하고 부강하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고 우리들이 할 일이다. 우리에겐 밝은 미래가 있다! 이곳에서 태어난 우리의 자녀들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기를 기대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