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느는데 방이 없어… ‘섹션8’은 신청도 안받아
한인 봉사단체들 “사실상 입주 불가능”
요즘 노인아파트 입주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다. 노인인구 증가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지역에서 연방정부가 임대비를 보조해 주는 ‘섹션8’ 수혜를 받고 있던 양모(69)씨는 최근 오렌지카운티로 이주하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지역내 노인아파트를 찾아 다녔지만 “빈방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결국 다른 지역의 노인아파트들을 수소문한 끝에 간신히 방을 구할 수 있었다.
LA지역은 더욱 심각해 현재 LA주택국은 ‘섹션8’의 경우 새로운 신청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도 “새로운 신청자는 받지 않으니 기존 신청자의 경우만 연락하라”는 음성메시지만 자동으로 돌아갈 뿐 직접 대화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특히 언제 다시 신청을 접수할지도 모르는 상태여서 입주 희망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노인아파트 입주를 도와주던 한인 봉사단체들에게서 더욱 극명히 나타난다.
한인회, 민족학교 등 노인아파트 문제를 담당해 온 주요 상담기관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LA한인회에서 소셜워커로 일하는 이원탁씨는 “입주 가능한 노인아파트가 없으니 상담을 한다 해도 기껏해야 원론적 이야기에 그쳐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수요가 너무 많아 입주까지는 평균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족학교 윤희주 디렉터는 “최근 2년간 ‘섹션 8’ 상담조차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요즘에는 노인아파트 입주가 불가능해 서민아파트 쪽으로 많이 안내하고 있지만 이 역시 공급이 부족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노인들은 ‘혹시나’하는 마음에 직접 발품을 팔아 노인아파트들을 돌아다니며 신청서를 내보려 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아 오히려 좌절감만 느끼고 있다.
통상 연 일회만 신청서를 받는 곳이 대부분인데다, 아파트마다 신청서 접수시기와 신청서 양식이 달라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한 70대 초반의 희망자는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과 함께 위로하고 어울리며 살고 싶어 노인아파트를 찾고 있지만 지금은 거의 포기 상태”라며 “현재로선 내 나이가 80은 넘어야 입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까지 살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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