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커뮤니티교회 교인들이 만들려고 했던 게이터 샘플을 조세원씨가 보여주고 있다.
“좋은 일 한번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힘들어서야…”
한인 교인들이 이라크에 파병된 한국군 자이툰 부대원들에게 목도리를 만들어 보내자는 ‘순수한’ 아이디어를 냈으나 한국 정부의 느린 일 처리에 발목 잡혀 그저 ‘아이디어’로 그칠지 모르게 됐다.
지난 2월 라푸엔테 하나로 커뮤니티교회 교인들은 이라크에 파병된 한국군 자이툰 부대원들에게 목도리 겸용 ‘게이터’(흙먼지 얼굴막이)를 직접 만들어 보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당시 OC 레지스터지에 한 미국교회 교인들이 재봉틀을 직접 돌려 미군이 쓸 게이터를 만들어 보낸다는 이야기를 접한 직후였다.
교인들은 곧바로 미국교회에 연락해 재료 구입 및 만드는 방법, 소요시간까지 조사한 후 약 2,000개 정도를 만들면 한국군들이 유용하게 쓰겠다는 생각에 재봉할 교인까지 선정했다.
문제는 전달 가능성. 보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아이디어 제안자인 조세원씨와 최진호 목사가 LA 총영사관과 접촉했다.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1개월이 지난 후 담당영사가 교체됐다. 다행히 신임영사가 업무 인수인계를 받아 교회에 먼저 연락하면서 샘플을 한국으로 보내게 됐다.
샘플이 한국으로 간 이후에도 별다른 응답이 없자 교인들은 김이 빠져 버렸다. 조씨는 “된다는 건지 안 된다는 건지 확언을 못 받으니까 즐거운 마음에 나섰던 교인들 맥이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미국을 방문한 예비역 중장 정인균 장로의 도움을 얻어 합참 파병과에 직접 문의한 결과 “여름용이어야 되고, 국산이 좋지 않아 미군 PX에서 구입하여 사용한다”면서 “견본을 보내주면 보고 사용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이라크로 보낼 수 있다”는 답변을 7월이 넘어 받았다.
이미 아이디어를 낸지 5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이같은 답변을 받은 교인들은 더 난감해졌다.
조씨는 “겨울을 기다려 만들어 달라는 건지, 아니면 그만두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아들 같은 군인들이 고생하고 있어 그저 목도리 좀 만들어 보냈으면 했는데 일이 좀 난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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