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론에 물러섰지만 한인사회 존재 과시
‘소수계의 생존법’ 논의 촉발 의미
KAGRO의 월마트와 앤드류 영에 대한 소송은 월마트의 사과없는 실패한 소송, 기술적 결함을 가진 소송이란 한계에도 불구하고 소수계 중 소수계로서 살아가야 하는 한인 사회의 생존 방법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KAGRO의 박종태 회장이 애틀랜타 지역 한인 단체에 전달된 앤드류 영의 서명이 들어간 사과문을 들어 보이며 영이 한흑 관계개선에 힘써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한미연합회(KAC)LA지부의 그레이스 유 사무국장은 “소송 직후 흑인단체와 한인단체 사이에 수많은 대화가 오고 가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으며 흑인 사회내부에서도 ‘우리도 조심해야겠다’는 의견마저 나왔다”며 “승소가 어려운 소송이었지만 한인 사회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존재감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소송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KAGRO에 소송 취하를 결의한 한인 단체장 회의에서도 이 같은 가능성은 발견됐다. 대다수가 흑인 사회와 전면전으로 비춰지는 소송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지만 망언 발언은 결국 정치력의 부족이라는데 입장을 모으고 향후 한인들의 적극적인 정치활동에 공감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은 한인 사회의 목소리에 냉담하던 미 주류 언론의 태도를 일순간 반전시켰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 주류 언론은 22일 KAC LA지부주도로 열린 앤드류 영 발언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치 않았으며 유력지인 뉴욕타임스는 망언 파문 직후 중국계를 한인 대신 인터뷰하는 등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전하는 데 소홀했었다. 이 같은 한인들의 억울한 심정을 주류 언론에 전달해 준 계기가 소송이었다.
이번 소송은 한인 사회에 적잖은 과제도 남겨주었다. 이날 KAGRO의 기자회견 직후 소송에 반대하던 한인 모 단체장과 KAGRO임원 사이에 벌어진 설전이 이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한인 사회 지도급 인사들의 뿌리 깊은 불신과 분열이 커뮤니티의 왜곡된 의견으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한인 사회 여론에 대한 고려없이 독단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KAGRO의 태도, 법률싸움을 시작하면서도 부실하게 소송을 제기한 준비 과정 등도 향후 비슷한 유형의 사건 발생시 한인 사회가 바로 잡아야할 또 다른 과제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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