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0대의 평범한 여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내 직업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난 아무렇지 않게 군대에 다닌다고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눈을 휘동그랗게 뜨면서 대뜸 물어본다. “아니, 정말이에요?” 이제는 하도 이런식의 반응을 많이 겪어보았기에 그냥 “네”에 하고 얼버무린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시 궁금해서 물어보기시작한다. “그럼 어느 군대에 다니세요?” 그러면 나는 얼른 “해군이고 부대는해병대에 다녀요” 하고 답한다.
이쯤되면 사람들의 눈은 더 커지고 더 궁금하다는 듯이 마구 질문하기 시작한다. 나의 여성스러운(?) 외모와 조용할 것같은 성격이 웬지 군대하고는 안 어울린다는 식의 의아함과 궁금증으로 질문공세를 마구 퍼붓기 시작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그 질문들이 거의 비슷하다는것이다. “왜 하필이면 여자가 군대를 들어갔는냐?” 아니면 “왜 하필이면 그 힘들다는 해병대에 있느냐?” 또는 “군대에는 왜 들어가게 되었냐?” 등등의 비슷한 류의 질문들이 어김없이 나에게 돌아온다.
사람들은 선입관이라는 것이 있어서 여자가 군대에 있으면 웬지 잘 안어울린다거나 아니면 굉장히 터프한 여자들만 군대에 가는줄 알고 있다. 하지만 군대라는 곳도 하나의 직장이라서 꼭 총 쏘고 싸우고 무기 다루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것이다. 물론 모든 군인들은 기초 군사훈련을 받지만 훈련이 끝나면 각자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곳에 배치되어서 일반인과 비슷한 직장생활을 한다는것이다. 나의 직업은 더더군다나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라서 일반인들과 거의 똑같은 수준의 일들을 하고 있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환자들이 거의가 군인들이라는 것만 다르다.
여자로서 미국군대를 다녀본 내 경험으로는 남자들과 비슷한 군사훈련도 받고 무슨 일이든지 공평하게 다루어주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오는 혜택 또한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좋은 것 같다. 예를 들면 여자군인들을 위해서 아기, 아동들을 바로 부대안에서 위탁관리 해주는 차일드케어나 베이비시터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고 또한 임신부터 출산까지를 철저히 군대에서 아주 유익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여자군인들에게 혜택이 가는 도움들을 많이 준다는 것이다.
여자가 군인이 되려면 남자보다 도 더 힘이 세야만 할 것 같고 더더욱 우락부락하게 억셀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나의 직장으로 여기면 가장 편하게 다닐수 있을 것 같다.
실은 나도 군대에 매력을 느끼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우습게도 해군들이 입고 다니는 유니폼이 정말 너무너무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라면 믿을수 있겠는가?
<박소현>군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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