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이라고는 대학 중퇴가 전부다. 초일류의 유명대학을 다닌 것도 아니다. 이름도 없는 대학을 여섯 곳이나 방황하다가 유타대학을 중퇴했다.
이런 그를 사람들은 귀재(鬼才)라고 부른다. 정치의 천재라는 것이다. 역대 전적은 41전 37승. 그가 치른 대소 선거전 스코어를 말하고 있다.
그가 승리로 이끈 최근의 선거는 2004년 대통령선거다. 이 선거전에서 그는 미국의 정치적 금기를 범했다. 말하자면 허를 찌른 것. 이 전략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대권을 꿈꾸는 사람,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파당적으로 비쳐서는 곤란하다. 미국정치의 상식이다. 때문에 항상 온건노선을 표방한다.
특정 정치세력에게 거부감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는 독립 유권자, 혹은 부동층의 유권자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이 상식을 뒤집었다. 색깔이 선명한 깃발을 내걸었다. 각종 사회이슈에서 보수임을 분명히 나타냈다. 동성 간 결혼을 대놓고 비난 하는 등.
그러다 보니 갈등과 분열을 오히려 조장한 측면도 있다. 어쨌거나 그 전략이 주효했다. 보수 원조라고 할까, 그런 세력의 단합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또 하나의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종교의 정치화’란 무기다. 지난번 대선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를 끌어 들였다. 크리스찬 우파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그 표가 400만이 넘는다. 그 표가 예상대로 부시지지로 몰리면서 대권의 향방을 갈랐다. 이런 그를 한국의 언론은 삼국지의 주인공인 제갈공명에 비유한다. 누구를 말하나. 칼 로브다. 그가 막판 스퍼트를 시작했다. 그러자 민주당이 내심 당황하고 있다는 보도다.
승률 90%가 넘는 전력도 전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민주당을 당혹케 하는 건 칼 로브의 자신에 찬 행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는 민주당이 이기는 선거다. 하원서 공화당이 최소 15석이 줄고,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선전을 하면 6석의 탈환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무엇이 그토록 이 정치의 귀재로 하여금 자신 있게 하고 있나. 여러 시나리오가 난무한다. 공화당에 호재가 될 오사마 빈 라덴 관련 뉴스를 막판에 터뜨릴 것이다 등등.
그러나 이는 억측이고, 그 단서는 로브가 평소 하던 말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일부 관측통들의 지적이다.
‘정치는 로컬이다’-. 그의 평소 주장으로, 선거이슈가 지역문제에 초점을 맞추게 될 때 여론조사와는 상관없는 선거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 한 주후의 선거가 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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