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과 귀가 되어주는 의료통역자를 줄인다니...
6일 한인환자들, 하이랜드 병원 CEO에 항의
병원측 전화 진료접수, 비디오 통역 대안 제시
말을 모르니께 한국사람이 있어야 해요.
알라메다카운티 메디칼센터 오클랜드 하이랜드 병원을 이용하는 한인환자들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와 빌 맨스 오클랜드 하이랜드 병원 CEO에게 호소했다.
하이랜드 병원은 무보험자, 메디칼, 메디케어 환자, 이머전시 사고시 한인들이 주로 찾는 병원이나 지난 몇주 전 병원측은 예산 축소를 이유로 풀타임 한인 통역자 자리를 없앴다가 다시 하프타임 근무로 변경했다. 그러나 한인 환자들은 6일 오전 9시 30분 빌 맨스 CEO와 자리를 갖고 한인 통역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자리에는 석진철 오클랜드 우리교회 부목사, 클라라 송 EB암환우 자원봉사자 겸 전 아시안헬스 한국어 담당자, 김복혜 하이랜드 병원에 근무했던 전 메디칼 소셜워커 등이 앞장서 통역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미팅에 참석한 환자들은 하이랜드 병원에서 수술받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1명 더 늘어나길 바라던 한인 통역자를 오히려 줄인다는 소식에 모든 일을 제쳐두고 나왔다고 말했다.
2004년 이 병원에서 암수술을 받았다는 최병도씨는 통역자가 없어 한인 인턴이 통역을 해주었지만 그는 한국말이 서툴러서 나에게 제대로 전해주질 못했다며 의사소통이 안되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말했다.
빌 맨스 CEO는 지난 1년간 줄어든 한인 통역자 이용건수(05년 46건, 06년 19건)와 하이랜드 병원의 예산부족 보고서, 통역 가능 직원리스트를 내보이며 AT&T를 이용한 진료약속, 샌프란시스코 제너널병원 측과의 비디오 컨퍼런스 통역 이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29개의 다중언어 통역 서비스 중 이용도 낮은 3개(타갈로어 등)어 통역자 서비스를 중단할 의사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릴레이션십으로 한인의사 고용 등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클라라 송 자원봉사자(하이랜드 병원서 메디칼 소셜워커 인턴십 중)는 통역자는 환자와 의사를 잇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이며 이용건수는 적더라도 로비에서 한 환자를 만나 등록해주고(또는 등록 변경해주고) 환자의 병력 스토리를 모두 들어주어 진료를 받게 해주는 사람이다. 따라서 이민사회에서 통역자가 줄어든 것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며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라 심각하게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복희 전 메디칼 소셜워커도 그 예산을 줄여(한인통역자 고용비를 줄여) 무엇을 하려 하느냐며 왜 한인 커뮤니티의 한인 통역자가 그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고 압박했다.
클라라 송 자원봉사자도 아시안헬스는 90% 중국인이 이용하고 3% 정도 한인이 이용하지만 한인 직원을 두고 있다. 통역자는 단순히 통역하는 사람이 아니라 소수민족 그룹의 의료혜택과도 연결된다며 45% 한인 무보험자들은 올 곳이 이곳밖에 없는데(받아주는 곳이 이곳밖에 없는데) 한인 통역자가 없으면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풀타임 근무하던 한인통역자는 월, 화 오전오후 근무와 수요일 오전 서비스만 하게 된다.
미팅을 끝낸 클라라 송씨는 당장 큰 변화는 없더라도 커뮤니티의 요구가 이렇게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니 앞으로 마음대로 결정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병원에 올 때 친구와 가족과 함께 와도 한인 통역자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의 권익을 우리가 스스로 넓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신영주 기자> yj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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