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스의 새 히어로 제프 가르시아.
풋볼판‘록키 발보아’
필라델피아에는‘풋볼 록키(Rocky)’도 있다.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구해낸 37세 노장 쿼터백 제프 가르시아가 바로 NFL판 록키 발보아다.
이글스는 간판스타 쿼터백 다나븐 맥냅의 부상과 함께 시즌이 끝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완전히 한 물 간 선수인 줄 알았던 가르시아 그 자리에 들어서 팀을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 끌어올렸다. 그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할리웃 영화 시나리오다.
“쿼터백은 어떤 캐릭터야 하는가.” 가르시아는 최근 이런 질문을 받고는 “얼굴이 두꺼워야 한다”고 먼저 말하며 웃었다. 가르시아는 그 전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와 디트로이트 라이온스에서 말썽만 부리던 끝에 쫓겨났기 때문이다.
가르시아는 히스 슐러와 트렌트 딜퍼 등 별 볼일 없는 쿼터백들만 나온 1994년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뽑히지 않은 선수였다. 너무 작고 약하다고 모두들 외면, 캐나다 리그로 가 뛰어야 했다. 쉽게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기죽을 줄 모르는 성격인 가르시아는 캐나다로 간 후 5년 뒤 조 몬태나를 트레이드한 샌프란시스코 49ers가 스티브 영의 백업으로 불러 NFL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는 영이 뇌진탕(concussion)에 시달리며 잡은 기회에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4년 동안 합계 1만3,864야드 전진을 주도하며 터치다운 패스 102개를 뿜었다. 그 중 3년은 올프로로 뽑혔다.
가르시아는 그 후 브라운스와 라이온스의 실패작이었지만 이글스에서 전 49ers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마티 모히니웨그와 재결합하며 두 번째 성공시대를 열었다. 가르시아의 한계를 너무 잘 아는 모히니웨그가 그에 ‘맞춤형’ 작전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가르시아는 록키 같은 파이터 근성으로 동료들을 분발하게 만든다. 기록상으로는 6피트1인치에 200파운드지만 실제로는 훨씬 작은 선수가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며 겁 없이 싸우는데 동료들도 힘이 절로 난다는 것.
하지만 이번 시즌에도 가르시아는 한 번 다운된 적이 있었다. 지난 12월4일 캐롤라이나 팬서스전에서 크리스 젠킨스에 깔려 못 일어날 줄 알았다. 사이드라인에서 3진 쿼터백 A.J. 필리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이를 악물고 록키처럼 일어섰다. 그리고는 싸워 이겼다. 팬서스를 27-24로 제쳤다. 이글스는 그 후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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