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이재학 교수 논문
미주 한인 이민 2세대들이 중남미 한인 2세들에 비해 주류사회에 빨리 동화해 사회경제적 지위는 상승했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어 능력을 빨리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12월 학술지 ‘라틴아메리카 연구’에 게재된 고려대학교 이재학 교수(서어서문학과)의 논문에 따르면 미주 한인들의 경우 전 이민세대에 걸쳐 강한 주류사회 동화욕구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남미 한인들의 경우 주류사회 이탈욕망이 강해 한국어 능력은 물론 민족적 동질성도 더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4년부터 미국내 LA, 시카고 한인과 멕시코,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칠레의 한인 1,000여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민 2세들의 경우 한국어 구사력을 5점 만점으로 볼 때 미주 한인 4.21, 중남미 한인 3.64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른 한인들과 대화시 한국어를 사용하는 비율은 중남미 한인 2세의 경우 49.8%에 달하는 반면, 미주 한인 2세는 27.0%에 불과했다.
가정에서 1세 부모와 자녀간 사용하는 언어도 중남미의 경우 무려 69.8%가 한국어를 쓰는 반면, 미주 한인의 경우 30.6%에 불과해 미주보다 중남미 한인사회에서 이민 2세대에 이르러서도 한국어가 보존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국어와 현지어(영어나 스페인어)를 섞어서 말하는 부호전환(code switch)에 대한 태도도 미주 한인 1.5세, 2세들이 더 긍정적이어서 오히려 한국어 능력향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거주하는 국가와 언어에 대한 호감도나 우월감은 미주 한인들이 훨씬 높아 주류사회 동화욕망도 언어 습득에 큰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어 교육에 대한 필요성으로 이어져 미주 한인 2세 27.3%, 중남미 한인 2세 10.7%가 전혀 한국어를 배울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중남미 한인사회에서의 한국어 보존율이 높은 것은 미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난했던 이민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면서 “중남미 국가들의 정치, 경제상황이 호전돼, 중남미 한인들의 주류사회로의 동화욕구가 높아지면 미국처럼 이민 2, 3세대에 이르러 급격히 한국어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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