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LA 타임스 캘린더에는 샌드라 오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리고, 뉴욕 타임스의 영화비평 란에서는 김혜수의 관능미가 평가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6일에는 바바라 월터스가 김윤진을 인터뷰했다.
샌드라 오는 ‘그레이스 아나토미’의 배역과 관련해서, 김혜수는 한국영화 ‘타짜’가 맨해탄에서 개봉된데 맞춰 신문에 소개되었다. 정마담 역의 섹시한 김혜수를 뉴욕타임스는 에바 가드너의 몸매라고 격찬했다.
바바라 월터스는 ABC의 인기 드라마 ‘로스트’의 시즌 3 개막을 맞아 극중 인기 배역을 맡은 김윤진을 생방송 토크쇼 ‘더 뷰’에 초청했다.
미국 주류 TV나 신문에서 코리안 얼굴을 보는 일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80년대에는 물론 90년대에도 미국 TV는 백인 일색이어서 한인은 고사하고 중국계나 일본계만 나와도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가물에 콩 나듯 영화나 TV에 ‘코리안’이 등장하던 적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그게 반가웠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우선 배역은 코리안이지만 전혀 코리안이 아니어서 보고 있자면 답답함만 더할 뿐이었다. 한인 배우가 드물다 보니 배역을 중국계나 일본계가 맡아서 배우가 한국말이라고 하는 게 영 한국말이 아니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 문화가 완전히 왜곡되어서 그려지는 것. 한인 가정에서 전통 명절을 즐기는 장면이 나오는 데 소품이며 의상이 중국식이어서 차라리 소개 안되느니만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인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던 것은 이들 매스 미디어 속의 한인 이미지. 천박하고, 매너 없고, 돈만 아는 악덕 업주로 그려지곤 해서 코리안의 이미지를 여간 오도한 게 아니었다.
샌드라 오, 김윤진 등 한인 배우들의 매스컴 등장이 반가운 것은 이들의 개인적 성공과 아울러 코리아, 코리안의 이미지가 제대로 정립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코리안의 얼굴, 코리안의 이름으로 극중에서 비중 있는 배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골든 글로브 등 영예로운 행사장에서 인기 배우로 대접을 받는 일들이 한인 2세들에게 긍정적 정체성을 심어줄 것은 분명하다.
특히 ‘로스트’에서 한국말이며 한국인의 모습이 상당히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것은 김윤진, 대니얼 김 등 출연 배우들의 조언 덕분이라고 한다. 김윤진은 한국에 관한한 제작진과 긴밀히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예를 들어 대사를 한국말로 할 때도 직역이 아니라 “그런 표현을 진짜 한국사람들이 하는 식으로 하면 이런 말이 된다”며 조율을 한다고 했다.
‘요코 이야기’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왜곡된 데 대해 한인 커뮤니티가 분개했다. 코리아, 코리안의 이미지를 제대로 알리려면 분개는 시작일 뿐이다. 미국의 한인 배우들, 그리고 한류가 우리의 이미지 개선에 분명하게 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