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진단을 받고 시한부 생명을 살아가는 뉴욕주의 한 50대 남성이 100만달러짜리 복권에 당첨됐지만 상금을 일시불로 지급할 수 없다는 관련 규정 때문에 치료비조차 당겨쓸 수 없는 딱한 처지에 빠졌다.
생존 가능‘앞으로 12∼18개월’
항암치료 받으려면 선납 40만달러
100만달러 당첨됐지만 20년 분할
‘선지급·담보 융자’호소, 모두‘No’
올해 51세인 해병참전용사 웨인 셴크가 수술 불가능한 상태의 폐암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해 연말. 당시 원호병원측은 그에게 남은 시간이 12~18개월 정도라고 밝혔다.
셴크는 본격적인 항암치료를 받고 싶었지만 암전문 클리닉을 갖춘 필라델피아 이스턴 리저널 메디칼센터는 그에게 치료비 12만5,000달러를 선불로 지급하고 25만달러를 추가로 예치할 것을 요구했다. 시한부 삶을 사는 불치병 환자들은 모두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입원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40만달러의 치료비 조달방법이 없어 애를 태우던 그에게 기적 같은 행운이 찾아든 것은 지난달 12일. 매일 심심풀이 삼아 구입해온 5달러짜리 스크래치 복권 ‘하이스테익스 블랙잭’가운데 한 장이 100만달러의 잭팟을 터뜨린 것.
셴크는 뉴욕주 복권국에 100만달러를 일시불로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하이스테익스 블랙잭의 당첨금은 20년 분할지급 규정에 묶여 있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병원을 찾아가 복권을 담보삼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타진해 보았으나 대답은 한결같이“No”였다. 은행 역시 융자에 난색을 표시했다.
셴크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조셉 에리고 주하원의원이 복권의 관련 규정에 한 차례의 예외를 인정, 상금의 일시불 지급을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법안이 처리될 때까지는 최소 3년의 시간이 걸리니 셴크에겐‘사후 약방문’이 되는 셈.
다급해진 셴크는 마지막으로 어음할인 업소들과 접촉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복권을 넘길 경우 그가 손에 쥘 수 있는 액수는 최고 46만7,000달러. 여기서 세금을 제하면 그의 실제 몫은 24만달러에 불과하다.
셴크에 대한 동정여론이 확산되자 보험국의 수잔 밀러 부국장은“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규정 변경은 권한 밖의 일”이라며“지금으로선 당첨금 가운데 일정액을 그가 지정한 대출기관이나 병원에 일시불로 지불하라는 법원의 재정명령을 얻어내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셴크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그의 친구 도미닉 갤로는 “로토에 당첨된 참전용사 출신의 암환자가 치료비 마련을 위해 발버둥치는 스토리가 알려지면 어디에선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독지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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