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활약하고 있는 이대희씨.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전문가 이대희 박사
시각장애 극복 유학 석·박사
컴퓨터 화면 읽어주는 SW개발
점자출력 장애인에‘희망의 빛’
“보인다고 모든 일들이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자세로 사물을 보고, 일을 해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전 볼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빛의 흔적조차 느낄 수 없는 한인 시각장애인이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인정받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활동하고 있어 다른 장애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인 벤처업체 ‘비컴닷컴’(Become.com)에서 근무하는 이대희(46)씨. 한국에서 숭실대 영문학과를 4년 장학생으로 다닌 이씨였지만, 장애인에게 닫혀있는 당시 한국사회는 이씨에게도 ‘맹인’들이 하는 직업을 강요하고 있었고, 이씨는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유학길에 올랐다.
1987년 미시간 주립대 언어학 석사과정에 입학한 이씨는 장학금을 받기 위해 공부에만 매달려야 했고, 부인 이금희(44)씨는 생활비를 버는 고된 생활이었다. 공부를 따라가기 위해 컴퓨터 작업을 해야했지만 당시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된지 얼마 안돼,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화면에 찍힌 글자를 읽어주는 소프트웨어가 1,200달러에 달했다.
부인과 아들 생활비까지 합쳐 400달러에 한달을 살아가던 이씨는 아예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 생각을 했고, 1년만에 컴퓨터의 한글과 영어를 읽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이는 문자 파일을 점자로 출력하는 소프트웨어 개발로 이어지게 됐다.
이씨는 한국의 장애인 복지단체와 이때부터 연관을 맺고 소프트웨어를 한국에서 무료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프로그램 공부를 위해 컴퓨터 공학 석사과정도 시작해 평점 3.88이란 탁월한 학점으로 졸업도 했다. 이후 이씨는 당시 미국내 최대 시각장애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블레이지 엔지니어링’에 취직해 낮에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밤에는 언어학 박사과정을 밟는 주경야독 생활을 7년간 지속한 끝에 박사모도 쓰게 됐다.
2001년부터 5년간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던 이씨는 2년전 한인 마이클 양씨가 운영하는 비컴닷컴에 둥지를 틀었다.
이씨가 성공적으로 프로그래머로 자리잡기까지는 물론 부인 금희씨의 헌신적인 내조가 절대적이었다. 시각장애인용 스캐너로도 수학공식과 그래프는 인식할 수 없어 부인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씨의 공부를 지속할 수 없었다.
이씨는 “풀타임으로 일하고 공부도 하던 시절 새벽 3, 4시에도 공부하다가 막히면 깨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래도 집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도와줬다”고 지난 시절을 회상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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