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피아니스트 노유진양이 앤드류 박 교수의 손에 손을 포갠 채 연주 연습을 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시각상실 극복 피아니스트
노유진양 장애사실 알리지 않고 연주
줄리어드음대 등 오디션 합격
‘눈이 아닌 마음으로 연주하는 피아노 수재’
13세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한인 시각장애 학생이 줄리어드 등 명문 음대의 오디션에 잇달아 합격해 화제와 감동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그는 오렌지카운티 라팔마에 사는 노유진(19)양. 노양은 선천성 시각장애로 눈이 전혀 보이지 않음에도 비장애 학생들도 어렵다는 줄리어드와 뉴잉글랜드 컨서버토리 등 명문 음대 1차 오디션에 합격했다.
노양은 특히 이들 음대에 시각장애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연주 녹음만을 보내 1차 오디션에 합격한 것이어서 실력만으로 당당히 인정을 받은 셈이다. 이미 현장 실기시험을 치른 USC 음대의 경우에는 당장이라도 입학하라고 아우성이다.
노양이 태어날 때부터 시력을 잃은 역경을 극복하고 이룬 성취는 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감동 스토리다. 노 양은 엄마 뱃속에서 7개월 만에 나와 인큐베이터 속에서 한동안 키워졌는데 이때 산소 공급 과다로 시신경이 전혀 발달하지 못했다고 한다.
13세 때 미국에 와 뒤늦게 피아노를 시작한 노양은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대신 청각이 일반인보다 1.5배 이상 발달했고 여러 개의 음을 동시에 들어도 한 번에 알 수 있는 ‘절대 음감’(perfect pitch)을 갖고 있다.
노양은 연주 실력과 음악성이 또래 연주자들보다 뛰어나, 대학 입학 전의 10대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연주가 테크닉 위주인데 반해 노양의 피아노 연주는 감성이 살아있다는 게 지도교수의 평가다.
노양의 성취 뒤에는 박 교수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3년 전 콩쿠르에서 노양을 처음 본 박 교수는 노양과 어머니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지도를 제안했다.
물론 지도가 쉽지는 않았다. 악보를 전혀 볼 수 없는 노양을 위해 박 교수는 자신이 연주하면서 노 양에게 자신의 손 위에 손을 얹게 하는 방법으로 음을 가르쳤다. 유진이는 한번 가르치면 악보를 외워 학습 속도는 매우 빨랐다고 한다. 쉽지는 않았지만 말 그대로 ‘마음으로 주고받는 레슨’이었다.
노양은 오는 3월1일 오전 11시30분 리버사이드에 있는 라모나 고교 강당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1,200석 규모로 처음으로 갖는 정식 연주이자 단독 공연이다. 입장료는 무료다. 연주가 끝나면 2일부터 본격적으로 대학 입학을 위해 실기시험‘투어’에 나선다.
<정대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