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입을 벌렸다 오무렸다 하는
금붕어는 수족관속에 있다
대체 무슨 말 하는지 알아들 수가 없다.
금붕어 입의 말씀을 들으려면
물을 가둔 관을 깨트리고
가둔 물을 쏟아내야 하는 것일까.
강단의 연사는 쉬지 않고
입술을 오무렸다가 벌렸다가한다.
우리는 모두 강당에 모여 엄숙한 연설을 듣고 있다.
저 말씀이 바깥에 세상에 울리는 소리가 되려면
이 지붕과 벽을 부숴버려야 하는 것일까
저들끼리 입맞추고
꼬리를 부벼대다가 알이나 까는
금붕어가 되지 않으려면.
이창희 (1956년~) ‘금붕어’ 전문
세상에는 수족관들 숱하게도 많다. 교회도 학교도 수족관이고, 단체라고 하는 것도 수족관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안에는 자신이 금붕어인 줄도 모르는 뻐금거리는 금붕어들 많다. 금빛 비늘과 화려한 지느러미를 자랑하며 자가당착에 빠진 금붕어들. 혹여 ‘저들끼리 입맞추고/꼬리를 부벼대다가 알이나 까는’ 금붕어들은 아니신지. 한번쯤은 우리가 속해 있는 수족관을 진지하게 들여다 볼 일이다.
한혜영 <시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