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봐야 안다”고 누가 말했던가. 정말 명언이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에스크로 오픈과 클로징 때마다 가장 민감하게 셀러와 바이어가 신경 쓰는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물품의 재고(인벤토리)다.
100만달러를 넘나드는 대규모 식당이나 소위 구멍 가게라고 일컫는 작은 담배 가게에 이르기까지 지극히 공통적인 밀고 당기기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거의 1만여달러에 가까운 전자의 경우나 1,000여달러 이하의 재고나 마찬가지로 셀러의 자존심과 바이어의 준비된 공격으로 시작해 늘 뜨거운 감자가 된다.
이 과정에서 양측 부동산 에이전트의 부단한 조정을 거치면서 어렵게 오픈된 에스크로는 다시 서류에 사인을 하는 단계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것이 의례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모든 재고물량은 100% 예상 금액이고 클로징 때 전문인의 첨단 장비를 이용한 정확한 측정에 조정이 되므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에스크로 직원의 조언에 따라 대개 바이어들은 무난히 사인을 하게 되지만, 특별히 마음에 안 드는 셀러가 제시한 가시 같은 숫자가 거슬리는 바이어에겐 정말 난감할 때가 있다.
특히 은행 융자 금액이 고액인 에스크로에 있어서는 바이어의 다운 페이먼트와 융자 금액과의 상관 관계로 셀러의 협조가 많이 필요하기도 하다. 클로징 단계에서 급격히 조정된 재고 물량으로 인해 은행에서 펀딩에 어려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 재고 측정인의 선정에 있어서도 재미있는 일이 가끔 있다.
어떤 셀러는 가게에 잔류하는 모든 재료와 물품을 재고로 처리하기를 원하는 반면, 이미 오픈 되어 사용중인 어떤 물품도 용납할 수 없다는 바이어의 원칙에 논쟁이 벌어진다.
“권 사장님! 아니 인벤토리 회사는 셀러가 정합니까, 바이어가 정합니까?” “상의도 안 하고 셀러가 멋대로 잔뜩 주문해 놓은 물품 값을 내가 왜 냅니까?” “내년도 광고물은 마음에도 안 드는데 내가 지불해야 합니까” “주말 장사 편히 하라고 잔뜩 고기 재어 놓았더니 못 내겠다니, 세상에 이런 경우가 어디에 있습니까” 등.
전문가인 에이전트와 상의할 것을 권유하는 것으로 에스크로의 본분을 다하지만, 시달리는 양측 에이전트의 고충을 짐작하는데 어렵지 않다.
재고 측정 전문회사의 첨단화된 장비로 요즘에는 유효기간 등을 정확하게 읽어 내고 시간도 많이 절약됐다. 믿건 데 모든 전문인들이 그러하듯이 공정성을 잃지 않고 원칙을 지키면서 위의 인벤토리 측정이 마무리된다고 알고 있다.
대부분의 재고 측정비용은 셀러와 바이어가 50%씩 부담하게 되고 양측이 서명한 인보이스가 에스크로에 다음 날 팩스로 들어오게 됨으로써 일단락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여기서 연장전이 벌어지는 데, 체면으로 묻고 돌아온 앙금을 뒤풀이하는 바이어와 셀러로 인해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셀러의 최대 복수전은 트레이닝과 가게의 노하우이고 바이어의 대응은 매상에 대한 법적 대응으로 서로의 ‘칼자루 싸움’이 다시 벌어지는 것이다.
사실 이제껏 이런 서로의 강수에 대해 어느 한 쪽이 철저한 승리를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서로 마음이 상한 탓에 만나고 싶지 않지만 어디 세상 이치가 그러한가.
왜 그리도 가는 식당이 같은지, 마켓에서는 자주도 부딪히고 교회에서도 만나게 되고 알고 보니 식구끼리 얽혀 있기도 많이 한다. 가족, 친지로 인해 연결된 이민 사회라는 걸 잠시 잊고 살 때가 있는 것 같다.
손해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메어지지만 장사 잘 할 것을 염려하여 셀러가 건네준 충고가 두고두고 고마울 수도 있고, 넉넉히 남겨준 셀러가 고마워 자신도 그런 멋진 셀러가 다시 되어 보는 아름다운 사이클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자신이 넘겨 준 식당에 식사하러 가는 한 고객이 정말 멋지게 보인다.(213)365-8081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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