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진학을 위한 연구 활동’
여러 번 본 칼럼을 통하여 미국 의대지원에 관한 통계자료를 알아봤다. 미국 의과대학 연합회(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에서 조사된 그 계략적인 통계의 숫자들을 한 번 더 정리해 보자면 미국에는 125개 의과대학이 있다.
2006년 3만9,108명이 평균 12개 학교에 지원, 1만7,370명이 입학허가를 받았다. 입학률은 약 44%. 소위 유명 대학의 입학률은 2% 이내다. 지난해 지원자의 평점은 평균 3.48, 합격자의 평균 성적은 3.64였다. 입학 때의 평균나이는 24~25세이며 이들 60%가 백인, 19%는 동양인이다.
학비는 천차만별이지만 연 학비 2만~4만달러, 생활비 등 최소 4만~6만달러를 예상해야 한다. 사립 의대보다 학비가 두배 정도 저렴한 주립의대는 경쟁이 치열하고 학교에 따라 타주 출신은 제외한다. 의대 지원 준비기간은 최소 1년 이상이며 학교 하나를 지원하는데 원서비 100~200달러가 든다. 학생당 평균 1,500~3,000달러를 지출한다.
의대 지원에는 대학 성적과 의대 입학시험(MCAT) 결과 및 추천서, 과외활동, 에세이가 요구된다. 하지만 지원자들의 대학성적과 MCAT 성적이 비슷비슷해 의대측이 합격자 선발에 애를 먹는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 영향은 지원자의 연구경력이다.
추천서와 에세이는 상당히 주관적이다. 대부분의 지원자가 다 좋은 추천서를 받고 잘 쓰인 에세이를 제출하기 때문에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추천서와 에세이로서 선별하기가 절대 쉽지 않다. 하지만 연구경력은 충분히 객관적인 판단기준이 된다. 필자가 과거 하버드 의대에서 근무한 10여년을 돌아보면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연구경력을 쌓기 위해 의대 실험실에서 테크니션으로 1~2년 동안 근무한 것을 목격했고, 이들 대부분은 그 경력이 인정돼 유명 의대에 입학했다.
한인 부모들은 자녀가 대졸 후 곧바로 의대에 진학해 조기에 학업을 끝내기를 선호한다. 하지만 학부 졸업 후 최소 2년간은 연구 활동을 하기를 강력히 권한다. 대학 때의 피로를 벗어나 재충전의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고 의대 공부가 자기 적성에 맞는지 어떤 의사가 될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연구 결과가 과학 저널에 실린다면 의대 지원에 좋은 학점 이상으로 크게 플러스로 작용한다. 학점이 별로 좋지 않은 학생은 2~3년의 연구 활동을 하여 부족한 학점을 보완하기를 권한다. 아울러 그 연구 활동 동안에 생긴 일들을 에세이로 쓴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의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학부 졸업 후 2년은 의대 입학 준비를 차분히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의대 교수들 가운데 80% 이상이 관민 지원을 받아 연구 활동을 한다. 이들은 의학발전에 기초 의학연구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안다. 따라서 이들이 어떤 학생들을 선발할 지는 너무 명백하다.
현재 필자의 연구실에도 버클리와 스탠포드 졸업생들이 의대 입학준비를 위한 과정의 연구 활동 중이다. 여러모로 볼 때 대학졸업 후 곧바로 의대 지원보다는 1~2년 늦추더라도 연구 활동을 하면서 차분차분 준비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www.MyIvyDream.com (213)381-3949
홍영권 (USC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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