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 한인 은행들
외부 스카웃서 선회
사기진작 효과 노려
한동안 외부인재 스카웃에 주력하던 한인은행들이 내부 승진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업계의 영업망 확장 경쟁 속에서 간부급 구인난이 가중되자 내부 인력을 지점장급 등 중책에 발탁하는 은행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6개 지점장급 대규모 인사를 실시한 중앙은행의 경우 4명의 지점장을 내부 승진 발령했다. 특히 핵심 지점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가디나 지점 사령탑에 30대를 맡기는 ‘파격’도 단행했다. “외부 스카웃 의견도 적잖았지만 조직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자는 차원에서 내부 승진, 파격 인사를 시행했다”는 게 유재환 행장의 설명이다.
어바인 지점장에 로랜하이츠지점 론 오피서를 발탁했던 한미은행의 경우 오는 15일 오픈하는 풀러튼 지점장에도 가든그로브 오퍼레이션 매니저를 낙점, 내부 승진 인사를 했다. 윌셔은행도 새로 연 랜초쿠가몽가 지점장을 은행 내에서 뽑았으며 최근 남가주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는 우리아메리카도 신설 풀러튼 지점장을 ‘우리아메리카’ 사람에 맡겼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현재 지점장이 공석인 일부 지점이나 신설 예정 지점의 책임자도 외부 스카웃보다는 내부 인사가 승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본다. 유자격 인력 구인난 속에서도 은행들의 공격적인 영업망 확장 추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한인은행권의 팽창 속도가 제대로 된 훈련과 경험을 갖춘 인력 양성 속도를 훨씬 앞질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부 스카웃의 경우 몸값이 크게 올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된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한 관계자는 “지점장급의 경우 케이스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비슷한 경력을 가진 조건이라면 외부 스카웃의 경우 대개 내부 승진보다 최소한 연봉 1만-2만달러는 더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부승진의 순기능도 은행권이 무시 못할 요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도하게 외부에서 임원들을 영입할 경우 직원들의 승진기회가 그만큼 줄어 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이에 반해 내부승진은 직원들의 주인의식 고취와 업무 동기부여 등 열정적인 조직 문화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후발 은행 관계자는 “대형은행에 비해 쓸 만한 ‘인사카드’가 적은 상황에서 지점장급의 경우 스카웃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최근 구인난 속 영입 대상들의 요구 조건이 많아지고 까다로워져 녹록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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