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얼마 전 인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주최한 고교 상담교사들을 위한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그동안 4년제 대학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한발 물러서 있던 2년제 대학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서서 이런 모임을 주관하는 것이 어찌 보면 늦은 감이 있다.
4년제 대학에 밀려 지역 사회 발전과 평생 교육의 장인 그 영역을 넓혀 이제는 고교생들을 위한 수업 뿐 아니라 대학 편입과 직업교육을 연결시켜 주는 전문기관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에 대해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커뮤니티 칼리지의 학비는 거주자인 경우 학점 당 20달러이고 풀타임(12 학점) 수강하면 책값을 포함하여 한 학기에 500달러 정도가 든다. 비거주자(타주 학생들)나 유학생의 경우 학점 당 150달러이다. 또한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니는 경우 역시 FAFSA(무료 재정 보조)를 통해 적은 비용이지만 보조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에는 Extended Opportunity Program & Services(EOPS) 프로그램이 있어 학생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혹은 언어 장벽으로 인한 불리한 조건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추가 지원이 있다.
가주 거주자에 한하며, FAFSA를 작성하고, 12학점 이상 수업을 듣는 학생들 중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에게 상담 서비스, 학업과 직업 계획, 편입학에 대한 학비 지원과 대학 방문, 책값 보조, 그리고 학교 내 직업 알선 등 잘만 이용하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속 있는 대학 준비를 할 수 있다.
특히 사립대학이나 명문대의 편입을 목적으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 따로 수준 높은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며 편입 전문 사무실이 있어 각 대학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입학 요건, 전공 선택, 학비 그리고 기숙사 문제 등 편입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학생들의 4년제 대학 진학을 도와주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는 4년제 대학에서 요구하는 교양 과목을 56학점을 따야 편입이 가능하므로 미리 가고 싶은 학교 몇 개를 선택한 뒤 그 학교에서 요구하는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그러므로 한 학기에 한 번은 상담 교사와 면담을 통해 편입 때 인정되는 과목인지 알아보고 택해야 한다.
P라는 학생은 인근 명문 대학이 아니면 커뮤니티 칼리지로 가겠다고 우겨서 처음부터 편입 준비를 했다. 3년 동안 편입 준비를 한 결과, 기대했던 대학을 갈 수 없었던 것에 아쉬워했지만 편입을 준비하며 갈고 닦았던 실력이 앞으로 남은 대학 생활의 밑거름이 될 것임을 감안한다면 대학을 한 단계 낮춰 원하는 전공을 선택해 들어간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다. 뿐만 아니라 편입을 준비하며 겪었던 만만치 않았던 학업에 좀 더 겸손해지고 철이 들었다고 생각하면 이것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을 얻은 셈이다.
초기 이민자 학생들의 경우는 커뮤니티 칼리지의 기초과목 수강을 통해 대학을 준비하는 시간적인 여유를 갖는 것도 한 방법이다.
편입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영어 수업을 통과해야 하므로 이러한 기초과목 수강을 통해 실력을 쌓는 것이 좋다. 종종 이런 일련의 긴 과정을 못 견디고 한인 타운의 쉬운 직장을 잡아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 영어 수업을 꾸준하게 택하면서 전문 직업 교육을 같이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회계사, 간호사, 영양사, 요리사, 또는 컴퓨터 관련 기술 교육 등 실용적인 학문을 통해 오히려 언어의 장벽을 넘어 고소득 직업을 택하여 성공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학문에 왕도란 없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한 발자국 내딛는 것이 지름길이다. 한국과 달리 제도적으로 이런 기본 시스템이 잘된 나라에서는 ‘누구 때문에’라는 말이 결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섬뜩한 소리다.
모든 책임은 자신이 덮어써야 하기 때문이다.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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