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금융계 발전 초석
소신 강한 원칙주의자
첫 팩토링회사 설립도
지난 11일 지병으로 별세한 찰스 김(62) 전 하나금융 이사장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론을 바탕으로 LA 한인 금융계 발전의 초석을 다진 선도자의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는 전문 금융인이다.
김 전 이사장은 80년대 초반 한미은행과 중앙은행 설립시 조직 실무를 총괄하며 두각을 나타낸 후 행장 재직시 은행 업무에 최신 테크놀러지 도입과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강조하며 선도적인 경영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이사장은 또 평소 원칙을 중시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는 성품으로 한인 금융계의 ‘면도날’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원칙에 어긋나는 이사들의 요구나 입김도 과감히 배제하는 등 원칙주의에 충실한 것으로도 유명했다. 행장 재직 당시 이사가 운영하는 사업체에 편의를 봐주는 것을 거절하고 또 경영과 소유의 분리를 주장하며 한인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이사진의 수를 줄이는 것을 시행하기도 해 이사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이사장은 또 은행원들의 고압적인 자세가 팽배하던 시절, 고객 중심의 서비스 마인드를 특별히 강조하고 은행원들에게 업무의 정확성과 엄격함을 요구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인은 행장 재직시절 매일 가장 먼저 은행에 출근해 지각하는 직원들을 일일이 행장실로 불러들여 호통을 쳤다는 일화도 전해오고 있다.
고인은 특히 94년 한인사회 최초로 팩토링 전문 회사인 하나금융을 설립해 한인 커뮤니티 금융 역사에 새로운 획을 남겼다. 94년부터 10여년간 하나금융을 이끌며 한인사회 최대 팩토링 및 제2금융 전문 회사로 성장시켰고 2003년 1월 서니 김 전무(현 대표)에게 대표직을 물려주고 은퇴해 한인 제2금융권에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가 탄생하는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김 전 이사장은 행장 재직시절 은행원 공채를 실시하고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당시 한인 은행권에서 선도적인 정책을 폈다고 동료 한인 금융인들은 전하고 있다. 한인 금융권에서 고인과 30여년을 함께 일해왔던 서니 김 하나금융 대표는 “김 전 행장은 금융 이론에 매우 밝고 리더십을 갖춘 선도자였다”며 “아까운 분이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이사장은 1971년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존스 홉킨스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73년 웰스파고 은행에 입사, 74년 가주외환은행을 거쳐 주류 금융사에서 재정분석가로 활약했다. 82년 한미은행 출범시 실무자로 참여해 부행장 겸 재무책임자를 지냈고 이후 중앙은행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85년부터 93년까지 중앙은행 행장, 93년에서 94년까지 나라은행 행장을 역임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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