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이란 축구장에 남장 소녀 6인조가…
비전문 배우들이 벌이는
배꼽잡는 색다른 코미디
남자만 입장이 가능한 이란의 축구경기장에 남장을 하고 입장하려다 붙잡힌 6명의 10대 소녀의 얘기를 포복절도하게 우습고 재미있게 그린 색다른 코미디다.
‘순환’과‘하얀 풍선’‘진홍의 황금’등 극적 주제를 지닌 드라마를 만든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가 코믹한 솜씨도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다. 극영화 같지 않고 영화에 기용된 비전문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연기하며 얘기를 이끌어가는 느낌을 주는데 카메라도 손으로 들고 찍어 이런 사실감을 더 강하게 한다.
지난해 독일 월드컵경기 진출 티켓이 걸린 이란 대 바레인의 경기. 테헤란 시내가 온통 축구 열기에 들떠 있는데 열렬한 축구팬들인 10대 소녀들이 남장에 모자를 쓰고 얼굴에는 페인트를 칠한 채 축구장 입장을 시도한다. 여자의 축구경기 관람은 불법이어서 경기장에 들어가다 붙잡힌 여자들은 모두 축구장 2층 옥외에 따로 설치된 임시 구치소에 잡아가둔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터무니없는 이란의 여성에 대한 차별과 기본권 박탈을 신나게 조롱하고 있다.
주인공들은 구치소에 갇힌 6명의 소녀들. 얌전한 학생에서 생긴 것이나 말과 행동이 남자처럼 거친 소녀 및 군복을 입은 소녀 등 6인6색의 도시 소녀들이 자기들을 감시하는 시골 출신의 군인들과 여성 입장 불가를 놓고 끊임없이 왈가왈부하는 논쟁이 재미있다. 감독은 젊은 군인들을 동정적으로 묘사하면서 이들이 소녀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통해 이란의 해괴망측한 여성 차별대우를 비판하고 또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소녀들을 감시하는 군인 중 하나가 철제문의 열린 틈을 통해 보면서 경기를 소녀들에게 중계하는 장면과 화장실에 가는 소녀의 얼굴을 축구선수의 포스터로 만든 가면으로 가리고 호송한 군인이 변소에서 벌이는 해프닝 등 우스운 장면이 많다. 군인들이 소녀들과 폭죽 소지로 체포된 소년을 버스에 실어 감옥으로 호송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인간미가 활짝 핀다. PG. 뮤직홀(310-274-6869), 타운센터(818-981-9811), 웨스트팍(800-FANDANGO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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