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에릭슨오픈테니스 8강전
플로리다주 키 비스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니-에릭슨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남녀단식 탑시드인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코트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같은 날 나란히 4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두 선수는 이날 각각 최근 자신들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상대와 설욕전에 나섰으나 오히려 또 다시 일격을 맞고 무릎 꿇으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주전 인디언웰스에서 벌어진 퍼시픽라이프오픈에서 페더러의 41연승 가도에 급제동을 걸었던 기예르모 카나스(아르헨티나)는 이날 페더러와의 리턴매치에서 1, 3세트 타이브레이커를 따내며 2-1(7-6, 2-6, 7-6)로 승리, 페더러에게 2주만에 2연승을 거두며 8강에 올라 2주전 승리가 결코 행운만은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카나스는 이날 경쾌한 푸트워크로 페더러의 날카로운 샷들을 끊임없이 걷어냈고 상대의 끈질긴 저항에 지친 페더러는 무려 51개의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페더러는 이날 패배로 대회 3연패의 꿈도 깨졌다. 한때 세계랭킹 8위까지 올랐다가 도핑검사에 적발돼 15개월간 출전금지 징계를 받는 바람에 이번 대회에 예선을 거쳐 나온 카나스는 올 들어 페더러에 2연승을 거두는 등 세계 탑10 선수들과 맞대결에서 3연승을 거두고 있다.
한편 여자단식 4회전에서 샤라포바는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자신에게 참패를 안겼던 전 넘버 1 서리나 윌리엄스를 상대로 단 2게임만 따내는데 그치며 단 58분만에 1-6, 1-6으로 무릎 꿇는 치욕을 맛봤다. 2달전 호주오픈 결승에서 윌리엄스에게 1-6, 2-6으로 무너졌던 샤라포바는 이날 명예회복에 도전했으나 오히려 더 무참하게 무너졌다. 지난주 저스틴 에넹에 세계랭킹 1위자리를 뺏긴 샤라포바는 이날 참패로 지난 2006년이후 윌리엄스와 플레이한 29세트 가운데 24세트를 뺏기는 일방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녀(윌리엄스)는 경기에서 앞서기만 하면 마치 불도저처럼 느껴진다”고 무기력한 심경을 털어놨다.
샤라포바는 이날 8개의 더블폴트를 범하고 16번의 세컨서브에서 단 4포인트만을 따내는 등 서브게임의 약점을 드러낸 반면 윌리엄스는 대부분 샷을 강공 일변도로 치면서도 단 15개의 실책만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샤라포바에게 숨돌릴 겨를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그녀는 1세트를 마친 뒤 일방적인 페이스에도 불구, 아버지 겸 코치인 리처드 윌리엄스에게 조언을 구했고 “다음 라운드를 위한 연습을 하는 셈치고 샤라포바의 강점인 백핸드 쪽으로 볼을 쳐 줘라”는 아버지의 말 대로 연습하는 기분으로 2세트에 나섰으나 경기는 오히려 더 일방적으로 끝나고 말았다.
지난 2002-03년 여자테니스 정상으로 군림했으나 부상으로 인한 오랜 공백으로 랭킹이 곤두박질했던 윌리엄스는 호주오픈에서 샤라포바를 완파하며 우승, 정상 복귀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 데 이어 이날 또 다시 샤라포바를 어린아이 다루듯 ‘데리고 놀며’ 채 1시간도 걸리지 않고 경기를 끝내 완전한 정상탈환의 날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 대회 4번째 우승을 노리는 윌리엄스는 28일 8번시드 니콜 바이디소바와 8강전을 갖는다.
<단 2게임만을 내주고 압승을 거둔 서리나 윌리엄스가 손가락으로 넘버 1을 표시하고 있다.
>
<호주오픈에 이어 또 다시 참패 수모를 당한 마리아 샤라포바가 낙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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