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 한인이민 104주년 특별 연재, 빅 아일랜드 해리 김 시장의 가족 이야기
▶ 맹도티 쉬러 저, 신명섭 교수 역
전문 어부는 아니었지만, 두 소년은 재미있었다.
십장에게는 솔로(Solo)라는 아들이 또 하나 있었는데, 그 애는 해리와 단짝이었다. 해리는 지금도 그 친구와 연락을 하며 지낸다. 복성이도 우리의 옛날 이웃집사람들(코쏘라씨네)과 연락을 하고 있다.
가끔가다 우리는 시간을 내어 엉뚱한 짓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교시절에 뭉환 오빠는 목축장까지 반마일 길을 걸어가서 소니의 차를 얻어 타곤 했다.
하루는 오전학습을 마치고 나서 둘이는 농땡이를 치기로 작정했다.
그전에는 학교를 빼먹은 적이 없는 오빠에게 힐로고등학교(Hilo High School)로부터 시내를 통과하는 10분 동안이 다소 께끄름했다.
그래서 차 뒷자리로 가서 담요를 뒤집어쓰고 꿇어앉았다.
솔로는 태연하게 와이아누에누에 아베뉴(Waianuenue Ave.)를 따라 케아베(Keawe)가 쪽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오빠는 조바심이 나서 물었다. “야, 이제 시내 다 벗어났니?” 케아베가와 마모(Mamo)가 교차점에 이르러 솔로는 청신호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지점에서 뭉환이는 담요를 벗어 제키고 밖을 내다보았다. 때마침 반대 켠 도로변에서 이쪽을 향하는 두 눈과 뭉환의 눈이 마주쳤다.
저쪽에서 길을 건너려고 신호를 기다리며 서 계시던 어머니와 시선이 맞닿은 것이다.
이 뜻밖의 상봉에 깜짝 놀란 뭉환은 청신호가 나오는 순간 웃음보를 터뜨리면서 어머니에게 손짓을 했다. 어머니는 집에 돌아가서도 아들을 꾸지람할 수가 없었다. 나쁜 짓이란 말을 꺼내자마자 킬킬거리며 웃는 녀석을 어찌 꾸짖는단 말인가? 개, 고양이, 새들은 우리생활의 일부였다. 동물들과 우리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 한성이는 마이나(mynah) 새 한 마리를 애완용으로 길렀는데, 우리 집의 장난꾸러기 개들은 그 새가 톡톡 아프게 쪼아도 모른척했다.
한성이는 특히 식사시간에 “버디”라는 그 새를 애지중지해주었다. 먹이를 기다리는 어린 새를 어깨에 얹고 살그머니 정원으로 나가서 커다란 메뚜기를 잡아,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데, 그냥 맨손으로 머리를 잘라 새 입에 넣어주었다. 어느 날 아침 버디는 처음으로 “해리, 해리!”라는 말을 지저대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그 소리를 듣고 모두들 웃는데 해리만은 익살스레, “저거 봐, 다들 새마저 날 귀찮게 하잖아!” 평생에 한 번이나 있을 추억거리는 집 앞 정글로부터 우리한테로 찾아왔다. 호리호리한 어린 적황색 몽그럴(mongrel: 잡종 개科 동물) 한 놈이 길을 잃고 목이 말라서 기다란 꼬리를 앞뒤로 내흔들고 있는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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