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무진 한국여인 야물이’ <21>
▶ 맹도티 쉬러 저, 신명섭 교수 역
우리가 아보카도와 망고나무 그늘 밑 욕조를 옆에 둔 우리 집 사로(私路)의 풀이 포근히 나있는 데서 라우할라 잎을 부지런히 말고 있는데 (제 6장, 라우할라 수공예품 사업 참조) 개들이 짖는 소리에 일손을 놓고 바라다본즉 텃세를 부리는 개들은 아랑곳도하지 않는 것 같은 몽그럴 한 마리가 우리 쪽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실은 놈이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몇 발자국 안 되는 거리를 두고 놈은 배를 땅에 대고 꼬리를 내흔들며 앞발로 기어서 우리한테 더 가까이 왔다.
그걸 보고 윤성이와 복성이는 장난기 많은 애들처럼 “에이그 미워라. 너무 못생겼다!”라며 야유했다. “아니. 예쁘게 생긴 개야.” 나는 그렇게 선언을 하고 부엌에 들어가서 갈비 한 쪽을 내다주었더니 그 몽그럴은 게걸스럽게 삼켜버리는 것이었다.
놈은 바깥 수도가 있는 곳으로 나를 따라와서는 내가 양재기에 물 받아 넣을 시간도 안 주고 물을 마시고, 마시고 또 마셨다. 해리와 영흥이는 폭이 1인치쯤 되는 털 없는 고리가 목에 달린 걸 보고, 놈은 아마 정신없이 멧돼지를 쫓아가다가 너무 멀리 나가는 바람에 길을 잃은 게 아닐까 추측했다.
그래 주인은 놈을 잃어버린 걸로 체념을 하지 않았을까 라고. 모르긴 해도 놈은 오랫동안 헤매다가 우리를 찾은 것 같았다. 우리는 그 몽그럴을 듀키(Dukey)라고 불렀다. 이제 우리 집은 녀석의 집이 된 것이다.
이 년 후에 나는 힐로의 고교생이 되었다. 이웃집의 노보루와 나는 매일 아침 함께 뚜뚜 맨(Tutu Man)의 목축장을 지나 하이웨이로 나가서 스쿨버스를 기다리곤 했는데, 듀키란 놈은 늘 나를 뒤쫓아왔다. 아무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호통을 쳐도 막무가내였다.
이윽고 나는 단념하고 말았다. 피해야 할 일이 많았지만. 뚜뚜 맨네 개 떼가 듀키를 보면 무섭게 짖어대면서 공격했다. 그러면 나는 놈들을 앞질러서 듀키가 그 무리와 싸우지 않고 나를 따라오도록 해야만 했다. 듀키 놈은 혼자서도 놈들을 모두 당해낼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덕분에 나는 아침마다 등교 전에 달리기운동을 잘 한 셈이다. 듀키는 언제나 나 따라다니기를 좋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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