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명문사립대 입학 여전히 취약
3월 말에 UC계 대학과 사립대학의 합격자 발표가 끝났다. 마지막 날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신경을 곤두세웠던 12학년 학생들의 희비가 교차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예년에 비해’라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편협한 생각으로 UC계 대학과 명문 사립대학의 입시 결과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올해 결과를 보면 명문 사립대학의 경우는 그들이 요구한 입학 조건에 따라 충실하게 입학사정을 한 것 같다.
명문 UC계 대학의 경우 아직도 유동성이 있어 학생의 상황에 따른 다양성을 해마다 충분히 반영하면서 시도해 보고 있다는 생각이다.
도심지에 사는 우수한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여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교육의 평준화’가 아닌 ‘교육의 균등화’ 정책으로 지역의 편중을 막는 나름의 노력이 엿보였다.
어느 지역에 살든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미 교육의 기본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미 주립대학 측의 약속이 헛소리가 아니었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주립과 사립대학의 공통된 입학기준은 기본 학과 공부에 충실히 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수준 높은 과목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부족한 점은 스스로 보완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성실한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명문 사립대학은 학교수업뿐 아니라 학교 외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을 전인적인 사회의 지도자로 키우기 위해서 각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이 봉사, 과외, 운동을 통해 어떻게 자신을 사회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21세기에서 요구되는 리더십과 설득력 혹은 대인 관계를 중요시하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많은 한인 학생들의 명문 사립대학의 입학허가는 극소수이다. 교육이 국가 경쟁력을 만드는 하나의 중요한 요인임을 고려할 때 명문 사립대학의 문턱은 아직도 높다. 한인 학생들의 사립 명문대학에 대한 경쟁력이 미약하고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에서 3년 전 이민 온 학생이 이번에 하버드 대학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명문 사립대학에서 입학 허가서를 받았다. 9학년은 모국에서 다녔고 10학년부터 미국에서 공부했다. 그는 ESL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장 10학년 정규과목을 택했다.
11학년에는 3과목의 AP과목을, 12학년에는 4과목의 AP를 수강했으며 12학년 때는 학력경시 팀에 합류하여 고삐를 늦추지 않고 더 열심히 공부했다. 방학 중에는 인근 커뮤니티 칼리지에 가서 교양과목을 택하여 모두 A를 받았다.
SAT 성적은 명문 사립대학의 평균에는 못 미치는 평범한 수준이었으며 추천서는 학력경시 팀 담당교사와 커뮤니티 칼리지의 수학 교수가 써 주었고 과외활동으로는 병원 봉사와 수학클럽 그리고 축구클럽에 가입하여 클럽 대표로서 폭넓은 활동을 했다.
명분뿐이거나 이름만 내미는 봉사활동이나, 남들 다하는 방과 후 활동, 특징 없는 교사들의 추천서, 그리고 12학년 때는 12학년 성적이 대학 원서에는 반영이 안 된다며 쉬운 과목을 택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못한 한인들과는 확실히 비교가 된다.
그 뿐 아니라 내가 그 학생과 대화를 이끌어보니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유연함과 성숙함이 있다.
그런 그의 당당한 모습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영락없는 하버드 대학생이다. 역시 하버드는 곁에 있으며 나도 보지 못한 숨은 보석을 찾았다.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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