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대책이 없기로
하늘에 뜬 별 같구나 하시던 아버지는
홍안의 미소년으로
한강 백사장에서
나와 떨어져서 생존해 오셨다
아버지가 나에게
부당하게 역정을 내실 때
나는 생각이 튼튼해지고
세상 사랑하는 法조차 배웠다
강강수월래
아버지를 용서해 드릴 수 있을까
아버지는 더 이상 나에게
출세하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이제는 마음 푸짐히 먹으면서
오래 살아라 하신다
초가을 빛 속 뚝섬 물 비린내
강남구 반포동 내 生父께서는
부처님 보다 무서운 내 실존이시다
강강수월래
서 량(1945~) ‘강강수월래’ 전문
남자들에게 있어 최초의 경쟁상대는 아버지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말까지 생겨났으니. 그런 아버지는 걸핏하면 부당하게 화를 내고 끊임없이 주문을 한다.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긋지긋한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던 아버지는 점점 늙어가고, 언제까지나 이래라저래라 할 것만 같던 아버지는 출세하라는 말씀 대신에 늙은 아들을 염려하기에 이른다. 어떤 식으로든 시인의 삶에 있어 끈질기게도 간섭을 하는 아버지. 그러니 부처보다 무서운 실존이랄 밖에.
한혜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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