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강의 #14
네가티브 스페이스란 빈 공간으로서 주어진 화면 내에서 너무 많이 포함되면, 주제로부터 보는 이의 눈길을 빼앗아 간다. 너무 적으면, 주제가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포함을 시키느냐에 따라 성공적인 구도인지 아닌지 판가름이 난다.
영화에서도 조연은 주연이 돋보이도록 해줘야되는데, 조연 스스로가 돋보이면 주연의 역할은 상실된다. 그러므로 작가는 주제를 뚜렷하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된다. 부제와 밸런스를 맞추면서도 보는이의 눈길이 주제로 가도록 해줘야한다. 이를 위해 때로는 구도를 간편화 (simplify) 해야된다. 이 이야기도 하고 싶고 저 이야기도 하고 싶은 경우엔 주제없는 이야기만 산발적으로 늘어놓게 된다. 타인과 협상을 할 때에도 모든 것을 다 얻으려고 한다면 모든 것을 다 놓칠 수 있다. 그러므로 제일 먼저 전달하고 싶은 것을 고른 후 하나씩 추려 나가야 한다. 사진 1 에서 처럼 소 두마리가 싸우는 장면과 아울러 얼마나 넓은 장소에서 싸우는지 보여 주려 할 때엔 소 싸움의 시각적 효과는 감소된다. 빈 공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진 2 처럼 빈 공간을 줄이면 소들의 눈 부라림이 더 뚜렷해진다.
구름 한점없는 하늘도 특별한 목적이 있기 전엔 너무 많이 넣으면 헛 공간이 형성되어 주제 전달의 효과가 감소된다. 만약 사진 3에 뭉게 구름이라도 있다면 조화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푸른 하늘을 화면에 포함 시키면 주제가 위축되어 보인다. 사진 4 에서는 이 하늘을 적게 포함 시킬 때 골든 색의 야생화들이 돋보인다. 사진 5 와 6 에서는 구름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하늘이 포함된 사진이다.
이 헛 공간이 너무 없으면 숨쉴 틈(breathing room)이 없어 너무 답답하게 보인다. 보는 이로 하여금 스무스하게 사진 속으로 눈길이 들어오게 하려면 이 네가티브 스페이스나 인도선 (leading line)을 사용한다. 이 리딩 라인은 보는이의 눈길을 화면으로 이끄는 아주 강한 구성 요소 중의 하나이다. 가능하면, 이 선이나 커브가 화면의 코너에서 시작하도록 구도를 짠다 (사진 7). 느닷없이 가장자리의 한 중간부터 이 리딩 라인이 있으면 눈길이 멈칫하게 된다. 사진 8에서는 소녀의 모자가 일부 희생되더라도 오른쪽에 헛 공간을 둠으로써 숨쉴 틈이 있다. 소녀를 정 가운데 두고 화면을 꽉 채운다면, 여유가 없어 어느 쪽으로도 눈길이 움직이기 힘들다.
<폴 손> ktsf@paulsohn.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