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 한인이민 104주년 특별 연재, 빅 아일랜드 해리 김 시장의 가족 이야기
▶ 맹도티 쉬러 저, 신명섭 교수 역
본토에서 온 사업자가 거드름을 피면서 거만하게 투덜거리는 소리는, 이건 비즈니스용 건물이고 주인은 나야. 30일 안에 철거해였다.
아직 틴에저인 해리는 오십 얼만가 되는, 냉정한 업자와 정면대결을 하고 있었다.
어림없는 말씀. 30일 안에는 못나가! 그러면 우리 사업은 망한다구요. 시간이 더 필요하다구요. 그 말에 상대방은 생각을 해보더니 좀 누그러졌다.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가? 6개월까지는 여유를 주지. 대신 렌트는 지금보다 4배가 늘어나.
해리는 디바인씨 사무실로 찾아갔다. (대학교)수업시간이 임박해서 여유가 없었다. 디바인씨가 본토에서 온 그 사람과 통화를 했으나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자의 거짓과 비양심적인 행위에 열도 오르고 역겨워서 전화를 끊었다. 해리는 저조한 기분으로 친절한 분의 사무실을 떠났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는 변함없는 야물이었다. 다른데 가서 찾아봐. 우리가 김치공장을 지어야 한다면 짓는 거지. 어머니의 단호한 말씀이었다. 그래 해리는 두루 돌아다니면서 알아보고 부동산책자도 두세 권 읽었다. 마땅한 데가 없는 것 같아서 다시 디바인씨를 찾았다. 그와 해리는 지도를 펴고 아직 쉬프먼씨의 소유지로 하일라어 있는 곳을 점검했다. 해리야, 하이웨이 근처 도살장이 있는 목축장 저 한 귀퉁이에 부지가 하나 있구나. 너희가 쓰기엔 아주 딱이겠다. 해리는 그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 거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빵나무가 자라는 곳이에요. 형, 누나들이랑 가서 그 나무 열매의 씨를 삶아먹곤 했다구요. 맛이 밤처럼 달콤해요. 하와이말로는 울루 마메(ulu mame = breadfruit seed)라구 하죠. 해리는 디바인씨와 악수를 하며 말했다. 됐어요. 감사합니다, 아저씨. 서둘러 건축도안, 허가 등등 필요한 거 준비할래요.
사업상 여러 사람을 접촉해보고 또 남의 맘을 끄는 카리스마적인 데가 있는 해리인지라 아쉬울 때 도와준 분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김치공장을 세우는 데 꼭 필요한 사항들을 스케치해서 도안자의 협조를 얻어 그걸 더 매끄럽게 만들었다. 어떤 친구가 건축허가 인준을 빨리 받도록 힘써주었다. 어느 청부업자 한 사람은 다른 일을 제치고 우리 김치공장부터 지어주기로 했다. 건축은 초고속으로 완성되었다. 그 못된 업자로부터 철거통지서를 받은 지 꼭 6개월만이었다. 새 건물은 입지로 보나 공간/시설면으로 보나 전보다 훨씬 훌륭했다. 접근하기도 더욱 용이한 장소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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