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
코비, 오전 트레이드 요구 오후에 번복
LA 레이커스의 간판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30일 오전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나서 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프론트오피스가 방향을 잃은 팀에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다”며 “팀에서 이제 와 무슨 말을 해도 생각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폭탄’을 터뜨렸다.
그러나 몇 시간도 못돼 마음이 변했다. 필 잭슨 감독에게 전화를 건 뒤 마음이 바뀌었다며 또 다른 라디오 방송, KLAC 프로그램에 나가 “나는 LA를 사랑한다. 레이커스는 내 팀이다. 절대 다른 데로 가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트레이드 대상이 브리트니 스피어스 또는 린지 로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불안한 정신상태다.
“며칠 전에는 제리 웨스트를 단장으로 재영입하지 않으면 팀을 떠나겠다고 떠들더니…” 코비의 이 같은 태도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ESPN이 잽싸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코비는 자신의 위치를 과대평가하고 있다. “레이커스는 코비를 트레이드해야한다”는 의견이 50.4%로 그를 붙잡아야 한다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많다.
코비가 떠날까봐 벌벌 떠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LA 타임스 칼럼니스트 빌 플래쉬키는 이미 공개적으로 코비의 등을 떠밀고 있다.
“코비를 누구와 맞바꾸면 레이커스의 재건에 가장 좋겠냐”는 설문조사도 이미 실시됐다. 팬들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코비와 비슷한 입장인 만능 포워드 케빈 가넷을 68.5%로 단연 1위로 꼽았다. 가넷은 팀버울브스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불만이지만 코비와 달리 입을 함부로 열지 않고 있다. 팀과 도시를 헐뜯는 발언은 절대 하지 않아 인격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가넷은 오히려 그를 딱하게 여기는 팬들이 구단에 우승할 찬스가 있는 곳으로 보내주라고 프레셔를 가하고 있어 레이커스가 트레이드를 추진하기에 딱 좋은 상황이다.
코비는 이날 오전 ESP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트레이드를 원한다. 레이커스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레이커스가 나에게는 내년에 당장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어제 필 잭슨 감독으로부터 구단에서 세대교체를 결정, 자신은 다음 시즌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렇게 돌아서서 거짓말을 하는 구단을 어떻게 믿느냐”며 열을 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레이커스 관계자가 전날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레이커스가 샤킬 오닐을 트레이드한 것은 코비가 원했기 때문”이라고 흘린 말을 신문에서 보고는 코비가 배신감을 느껴 폭발했다는 설도 있다.
한편 전날 23세 여성를 태우고 가다 음주운전에 걸려 자기 코가 석자인 제리 버스(74) 구단주는 이에 대해 “코비가 언론에 무슨 말을 했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코비가 구단에 직접 트레이드를 요구한 적은 없다. 레이커스는 코비를 중심으로 팀을 만들고 있으며 코비가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길 바라는데 변함이 없다. 코비와는 곧 직접 만나 이야기할 계획으로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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