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관련 44년만에 처음… 전염성 높고 치료율 30%불과
애틀랜타에서 유럽여행 비행기 여러번 갈아타
치료약에 내성을 가진 희귀 결핵에 감염된 애틀랜타 남성이 31일 연방 마샬의 호위아래 덴버 병원으로 이송돼 강제 격리됐다. 미국에서 질환으로 인한 강제 격리가 이루어지기는 44년만에 처음이다.
방역 당국이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은 문제의 남성이 감염된 이른바 ‘XDR-TB’ 결핵이 전염성이 대단히 높고 치료약에 내성을 지니고 있을뿐 아니라 치료율도 3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31세의 변호사로 알려진 앤드류 스피커라는 이 남성은 장거리 여행을 하지 말라는 연방 보건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2일 유럽으로 날아간 후 항공편으로 유럽을 누비고 다녔다. 12일 에어프랑스 편으로 애틀랜타를 출발,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후 이날 역시 에어프랑스편으로 파리를 떠나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했고 16일 올림픽항공편으로 아테네에서 산토리니로 이동했으며 21일 미코노스에서 아테네로 돌아오자마자 비행기를 갈아타고 아테네에서 이탈리아 로마로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24일 체코항공편으로 로마를 출발, 체코 수도 프라하로 옮겼고 같은 날 역시 체코항공편을 이용해 프라하를 떠나 캐나다 몬트리올로 날아왔다. 그는 몬트리올에서부터 직접 차를 몰아 뉴욕으로 이동하던 중에 방역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밀폐된 기내에서 다른 승객들에게 결핵균을 퍼뜨렸을 가능성이 크다.
스피커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애틀랜타에서 아테네로 날아갔고 결혼식 후 로마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며 보건당국에서 결혼계획을 미룰 것을 제안했을 뿐 여행하지 말라고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덴버에 소재한 내셔널 유대인 병원연구센터에서 수주간 특별 병실에 격리 수용될 예정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8시간 이상 노출돼야 결핵에 전염되는 점을 감안할 때 대서양 횡단 장거리 비행 여객기에 동승한 탑승객이 위험에 놓였을 뿐 유럽 내에서의 단거리 비행 여객기 동승자들은 결핵에 전염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 방역 당국은 특히 대서양 횡단에서 그의 주변에 탑승했던 약 80명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나 단거리 항공편의 탑승객 명단도 조사하는 등 ‘관찰대상’의 범위가 넓어진 것은 틀림없다.
미 정부는 결핵 환자로서 ‘비행기 탑승 금지’ 명단에 오른 스피커가 어떻게 몬트리올을 출발, 국경을 넘어 뉴욕으로 향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혀 방역 시스템뿐 아니라 출입국 시스템에도‘구멍’이 뚫렸음을 인정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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