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을 하는 한 한인은 얼마전 가디나 경찰국에서 전화를 받았다. “한 범죄용의자 지갑에서 당신 체크가 한 장 나왔는데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리나케 자동차로 달려 가 글로브 박스 안에 있는 첵북을 확인해 보니 뒤쪽의 체크 한장이 뜯겨져 있었다. 경찰에 잡힌 용의자는 얼마 전 친구들과 저녁 먹고 들렀던 노래방에서 밸릿 파킹을 했던 히스패닉이었다. 이 히스패닉은 여러 사람들의 차에서 훔친 수표들 가운데 한 장을 첵캐싱 업소에서 현금화 하려다 걸린 것인데 다행히 이 한인의 수표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상태였다.
밸릿 파킹 때문에 이런 저런 피해를 당하는 한인들이 많다. 가장 흔한 것은 물론 차내 절도. 돈과 귀중품 등을 차안에 놓아 두었다가 없어지는 피해를 당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견물생심’이라고 차안에 놓아 둔 돈과 물건들은 훔치고 싶은 마음을 부른다.
자잘한 차내 물건에 손대는 것은 아예 통째로 차를 가져 가는데 비하면 그나마 애교스럽다. 얼마 전 한 한인여성은 식당에서 차를 맡겼다가 상상도 못했던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다. 키를 건네 받은 파킹 직원이 그대로 차를 몰고 주차장 밖으로 사라져 버린 것. 차는 며칠 후 수천마일 떨어진 시카고에서 발견됐다.
주차난과 고객서비스 등의 이유로 밸릿 파킹이 일반화되면서 밸릿 파킹 대행은 큰 이권이 걸린 사업이 됐다. LA지역 밸릿 파킹 업체는 주로 구 소련 그루지아 출신의 마피아 들이 꽉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직원 채용시 신원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도난 사고보다 더 속상하게 하는 것은 이들의 난폭운전으로 생기는 차체 손상이다. 손상이 생긴지도 모른 채 주차장을 떠났다가 나중에 발견하는 것이 보통이고 현장에서 발견해도 언제 발생한 손상인지를 놓고 말다툼이 벌어지기 일쑤다. 고급 스포츠카를 모는 한 젊은 한인도 얼마전 타운 술집에서 피해를 당했다. 이 한인은 “그날 오후 세차를 하면서 앞 범퍼가 깨끗했던 것을 확인했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여기저기가 긁혀 있었다”며 “한번은 밥 먹고 나오니 파킹 직원이 내차를 몰고 길거리를 달리며 기분을 내고 있더라”고 말했다.
일부 건물주와 업소는 밸릿 파킹 대행업소를 고용하면서 그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소문도 있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그 리베이트는 밸릿 파킹 서비스 요금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고 결국 피해자는 손님이 되는 셈이다.
과밀지역에서 먹고 마시고 물건 사는데 밸릿 파킹은 불가피한 일일지 몰라도 손님들이 기분 상하는 일이 없도록 건물주와 업소들은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보험 등을 갖춘 제대로 된 대행 업체를 고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파킹장이 많이 비는 점심시간 같은 때는 셀프 파킹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샤핑몰에 입주해 있는 한 한인식당은 손님들이 파킹 밸리데이션을 받을 때 밸릿 파킹 서비스료를 건네 준다. 파킹 부담 때문에 업소 찾기를 꺼리는 손님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업주의 설명인데 손님들에 대한 배려가 읽혀진다. 이런 배려가 확산된다면 업소를 찾는 것이 좀 더 기분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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