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로 강아지를 기르고 있는데 외출 시 돌봐줄 사람이 없어 보통 데리고 다닌다.
최근 LA 시립도서관을 방문했는데, 땡볕에 혼자 두려니 위법인 것 같아 도서관 경비원에게 강아지를 좀 봐 줄 수 있느냐고 부탁해 보았다. 그는 흔쾌히 응했다. 용무를 보고 나왔는데 그가 강아지와 함께 놀아주고 있는 게 아닌가! 그 경비원 한사람 덕분에 그날이후 시립도서관 전체의 관계자들이 다 좋게 보였다.
며칠 뒤 LA 한국문화원에 갈 일이 있었다. 그날도 어쩔 도리 없이 강아지를 데리고 갔다. 주차장은 그야말로 땡볕이었다. 비디오를 반환하는 동안 강아지를 안고 들어가기를 청했다. 젊은 문화원 관계자는 안된다고 저지했다. 나올 때까지 보호해주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그것도 안 된다고 했다. 나는 다시 부탁했다. 절대 안 된다는 그의 설명을 듣고 있는데 멀리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직원이 와서는 대뜸 “나가” “나가” 소리를 지르며 인격비하적인 발언을 퍼붓기 시작했다. 자기 이름은 아무개라며 불만 있으면 신문에 내라고 소리치는 그의 기세에 강아지는 내 품에서 경기를 일으키고 건강이 안 좋은 나는 그 자리에서 쓰러질 것 같았다.
규정상 개의 출입이 안 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전후사정을 들어보지도 않고 잠시 돌봐달라는 말을 다 끝맺기도 전에 이런 대접을 받은 것은 참으로 불쾌했다.
내가 평소 애용하는 문화원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는 없다. 그러나 그날 이후로 문화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지울 수가 없게 됐다. 미국 속에 한국문화를 심기위해 나와 있는 ‘문화원’ 아닌가. 문화원에서 일하는 관계자들 역시 사려 깊고 친절한 ‘문화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비아 리/ 산타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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