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반 가치 높이는 방법은…
지난 7월 1일부터 10일까지 한국어진흥재단에서 주최한 미국 초중고등학교 교장단 연수단에 섞여 한국에 다녀왔다. 이번 연수단은 그 여덟 번째로 한국어진흥재단과 대구 계명대가 공동 주관하여 처음 3일은 대구에서, 나머지는 한국 기업과 한국 정부 후원의 서울 일정이었다.
한국어진흥재단은 미국내 공립학교에 한국어반을 개설하여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고 제 2외국어로서 한국어를 발전시키며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도록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어진흥재단은 비영리단체로 미국 공립학교내 한국어반 개설과 확장을 위한 지원 뿐 아니라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위한 교육 과정을 개발하여 한국어 교사 양성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 초중고 행정가들을 위한 한국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7월 1일 LAX에서 출발하여 3일 새벽 인천 공항에 내려 보니 벌써부터 후덥지근하니 전형적인 한국 초여름 날씨다. 금강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오랜만에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구 계명대로 향하는데 그 가는 고속도로 주변의 들판이 푸르고 아름답다. 여기가 정말 한국이 맞느냐고 묻는데, 사실 놀란 건 나도 마찬가지다. 변한 건 그 뿐이 아니고 버스를 타고 구미공단을 거치며 한국의 산업화 현장을 지나는데 말로만 듣던 한국의 산업화에 고개를 흔들며 질문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미개한 아시아의 한 나라라고만 생각했던 한국을 실지로 접하는 그들은 선진화 대열에 선 한국의 모습에 연신 탄성을 지른다.
계명대에서의 첫날은 Dr. Michael Finch의 한국 역사와 유교 사상에 대한 공부를 시작으로 오전 강의 후에는 옛 한옥 건물 앞마당에서 벌어진 사물놀이팀의 한가락으로 이방인들의 넋을 빼앗았고, 그들의 치고 돌아가는 힘찬 몸짓에서 박동하는 한국의 멋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저녁에는 계명대에서 초대한 만찬에서 보여준 계명대 무용과의 삼북춤과 태권도과의 시범묘기는 가히 환상적이다.
절제된 선에서 흐르는 힘 있는 몸짓과 손짓 그리고 둥둥 울리는 북소리에 맞춰 손끝에서 발끝으로 옮겨가는 우리 가락은 그 곳을 방문한 이방인들에게는 신기한 타문화이며 익히 들어왔던 내게는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는 것처럼 가슴 뭉클하다. 한국의 문화, 생각보다 빨리 그들에게 스며든다. 교실에서 몇 날 떠드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새삼 다시 느껴보는 한국 고유의 멋은 나이 들며 내 것이 좋아지고 새삼 그 깊은 맛에 묻혀 허둥댔는데 일행들은 보고만 들었던 한국 문화에 대해 신기해서 어쩔 줄 모른다.
이번 방문단에 끼어 미 초중고교의 한국어반에 대한 실상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정말 뜻 깊다.
학생들에게 나서서 한국을 알리고 언어를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란 것은 내 것을 접하고 그 멋에 흠뻑 취한 뒤에 가늘게 다가오는 떨림이라 더 소중하다.
현재 학교 내의 한국어반은 주요 과목이 아니기에 학교의 사정에 따라 널뛰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고 학생들 또한 수요에 의한 공급이기 보다는 하나의 선택에 따른 과목이여서 늘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한국어 교사들의 위치가 한국어반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어 교사들을 교육시키고 한국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한국어반을 활성 시키는 일은 커뮤니티가 나서서 관심을 불러 일으켜야하는 우리 모두의 일이다.
외국인 교사 중에서 첫 번 째 한국어 교사까지 나왔다. 커뮤니티 차원에서 적극적인 한국어 교사 육성은 남의 일이 아닌 타운의 절실한 일이다.
지경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