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새누리신학연구소장)
위클립의 영향을 받은 존 후스(John Huss·1369-1415)는 그의 저서를 읽고 감화를 받아 신학적인 그의 제자가 되었고 “교회의 머리는 교황이 아니라 그리스도요, 교회법은 신약성경이며, 교회 생활은 그리스도의 삶과 같은 청빈이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헤미아의 후시에츠에서 태어나 프라하대학에서 공부하고 모교에서 가르치며 총장까지 되었다. 또한 천주교 사제로서 프라하의 베들레헴 성당에서 목회활동을 했다. 그의 미사는 당대의 관행을 벗어나 라틴어가 아닌 체코어로 진행했다. 성서강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성서를 체코어로 번역하여 체코어 법을 확립했다.
그레고리 7세 교황에 의하면 “전능하신 하나님은 알아듣지 못하는 방언으로 예배드리기를 원하신다. 이 법칙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악과 이단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스는 성서만을 권위로 인정하며 교황무오설을 부정하고 면죄부 판매나 성직매매를 비판했다. 그는 사제들이 일반인들보다 높은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으나 당시의 교황과 타락한 교권자들은 스스로 부정부패, 성적 난잡, 알코올 중독으로 그런 주장을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런 혼란이 잠시 후스의 과감한 주장을 묵인했으나, 1410년 피사 종교회의에서 교황으로 선출된 알렉산더 5세는 후스의 주장을 철회하기로 요구했다. 그 후임인 요한네스 23세는 이듬해 그를 파문했다. 1414년 콘스탄트공회에 후스를 소환하며 참석하지 않을까 염려하여 시지스문드(Sigismund) 황제가 신변보증서를 보내며 교황의 보증까지 첨부했다. 그러나 회의 도중 그들은 후스를 체포 감금했다. 그 때 한 기괴한 사건이 발생했다. 후스를 체포한 교황 요한 23세가 회의에서 그의 성직매매, 간음, 살인 사건들이 문제가 되자 그는 회의 도중에 도망 나왔다. 그러나 체포되어 후스가 감금된 같은 감옥에서 상면하게 되었으니 교황의 꼴이 어찌 되었겠는가? 여하튼 후스에게 화형 언도가 내려지고 이제라도 그 주장을 취소하면 화형을 면케 하겠다고 회유했으나 그는 군중들에게 외쳤다.
“내 주장을 취소하면 내가 무슨 낯으로 하늘을 바라보리오. 또 그동안 내가 전한 복음을 믿고 따르는 신도들을 무슨 낯으로 바라보리오? 나는 그들의 구원을 화형당하는 내 자신보다 더 귀중하게 생각하오.”
그의 모자에는 ‘대 이단자’라 쓰였고, 교황청의 재판관 추기경들은 저주를 후스에게 퍼부었다. 그러나 후스는 계속하여 “주 예수여, 이 종은 더할 수 없는 기쁨으로 당신을 위하여 치욕의 관을 쓰나이다. 나를 위하여 가시관을 쓰신 주 예수여, 당신이 내 영혼을 구원했으니 내 영혼을 부탁하나이다” 하면서 화형장으로 끌려 나갔다. 그리고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찬송을 숨이 그치는 순간까지 외쳤다.
그 때 후스의 나이 43세였다. 그의 죽음은 보헤미아와 모라비아의 후스 지지자들과 신성로마제국 군대 사이의 15년에 걸친 후스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프라하의 제롬(Jerom of Prague·1370-1416) 역시 위클립, 후스의 뒤를 이어 과감하게 순교를 감당했다. 1483년에 태어나 1546년에 세상을 떠났던 루터가 1517년 10월31일 정오에 ‘95개조 논제’를 비텐베르크교회 정문에 붙이며 종교개혁이 시작되었다고 하나, 실은 위클립 이후 후스와 그 밖의 르네상스의 영향과 함께한 것이라 하겠다. 특히 루터의 경우는 그도 후스같이 화형을 면치 못할 입장이었으나 잭슨 선제후와 프레데릭이 루터를 납치하여 신변을 보호하며 그를 브르트부르크 성내에 감금한 것이 그를 살게 하고 종교개혁을 성사로 이끈 하나님의 섭리라 하겠다. 루
터의 종교개혁은 이런 정황에서 진행했고 이는 역사를 주장하는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임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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