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어? 언제 바람이 이렇게 선선해졌지? 아침저녁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음도 헛헛해지고 어깨도 시려 옵니다. 이런 날엔 사랑하는 사람의 어깨를 따뜻하게 안아 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사랑은 점잖게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구요? 하지만 사랑은
상대방이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할 때 그 사랑의 진가가 빛이 납니다.
새벽기도를 끝내고 여러 분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다가 노년에 접어든 어느 권사님 얼굴을 보니 오늘따라 유난히 생기가 넘치고 행복한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권사님, 좋은 일이 있으시지요?” “아니, 사모님이 어떻게 아세요?” “다 아는 수가 있어요. 권사님 얼굴에 기쁨, 행복이라고 써있어요.” “혼자만 간직하지 마시고 함께 나누면 그 기쁨이 배가 될텐데 말씀해 보세요” 권사님은 수줍은 모습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우리 남편집사님이 글쎄, 평생에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지...이 냉정하고 야속한 양반이 웬일로 내게 카드를 써서 주었는데 ‘여보, 꽃다운 나이에 내게 시집와 그동안 날 위해 헌신봉사하고 살아 준 것 고마워. 그리고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해.’라고 정성껏 쓴거야. 너무 놀랍고, 고맙고, 감격해서 눈물이 나는 거야. 이 무정한 양반이 그래도 속으로는 나를 사랑하고 있었구나...나의 희생과 헌신을 다 알고 있었구나 싶으니까 그 동안 쌓인 모든 섭섭한 감정이 순식간에 다 날아가 버렸어...”
“말없이 끝까지 참고 인내하니 이제 노년에 좋은 열매를 따서 보람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권사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부부의 사랑에 대해 묵상해 보았습니다. 사랑은 주는 걸까, 아니면 받는 것일까?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 중의 하나이지요. 혹시 이런 말을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자는 1년 365일 동안 365가지의 방법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존재이다.” 맞는 말입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인정받고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답니다. 왜냐하면 아내는 자신의 인생을 100% 모두 남편이라는 존재에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여자들은 자주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들음으로써 스스로의 마음을 다지고 남편의 사랑을 확인함으로 인해
삶의 활기를 되찾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남편이 못 미더워서가 아니라 남편이 해 주는 그 말, “여보, 사랑해!” 그 말을 듣는 순간 행복해지면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여보 사랑해”라고 말해주지 않을 건가요? 나는 쑥스러워서 그런 소리 못해...라고 빼지 마시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어느 날 공원에 갔는데 내 눈 앞에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머리가 하얀 노부부가 꼭 끌어안은 것 같은 포즈로 팔짱을 끼고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로맨스 그레이’.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부부는 감탄을 했습니다. “여보, 우리 부부도 바로 저 모습으로 살아가자!”며 다짐을 했습니다. 하나님을 믿음으로 인해 말없이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서로 마음 든든한 부부.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 속마음마저 막막할 때도 함께 기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부부...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저 내가 먼저 믿어 주고, 내가 먼저 사랑을 줌으로 행복을 느낀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워질까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가 아내를 기쁨에 들뜨게 해주고 힘들 때마다 시원한 바람처럼 새 힘을 준답니다. 풍성한 열매를 결실하는 이 가을에 우리 부부들의 사랑이 아름다운 열매를 결실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용기를 내어 ‘사랑한다’구, ‘고맙다’구 말해 줄 거죠? 사랑은 줌으로써 생겨나고 그러한 의지적인 결단의 사랑이 퍼져 나갈 때 비로소 사랑은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여보, 사랑해”라고 고백할 때 그 사랑으로 인해 행복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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