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정서+현대적 조형논리 돋보여
’집합’ 연작 뉴욕 소더비서 14만달러 호가
전광영(63) 화백은 한지 오브제를 통한 자신만의 독특한 동양적 정서와 현대적 조형논리를 보여줌으로써 뉴욕화단에서 인정받고 있는 작가이다.
스티로폼으로 일정한 크기의 삼각모형을 만들고 이를 한지로 싸서 종이끈으로 묶어든 개체들을 화면 가득히 집합(Assemblage)시키는 한지 오브제 작업은 가장 동양적인 정서를 세계와 소통시키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작은 단위의 종이로 쌓여진 덩어리들이 얼개를 만듦으로써 집합을 이룬 한지 오브제 작품들은 한방의 천정에 빼곡이 매달린 약봉지를 연상시킨다.
초기 옛 서적, 신문지 ,부적, 청색, 노란색으로 물들인 한지 등 종이의 질과 색감의 변화를 시험하는 단계를 거쳐 지금은 고서를 위주로 한지 오브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똑같은 한지라도 거기에 쓰여진 글씨의 밀도, 명암, 오래된 정도에 따라 종이의 색상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데 후기로 갈수록 미니멀한 천연의 종이색으로 정착했다.주로 고서적 이용하기에 작품 규모로 보아 방대한 양의 고서적을 요하는 작업이다.은은한 한지 색에 고서적의 글씨가 인쇄된 종이로 삼각형의 스티로폼 덩어리를 꼼꼼하게 포장하여 빼곡이 화판에 붙이고 모로 세워 같은 덩어리로도 평평한 면과 오돌토돌한 돌기가 있는 면이 두드러져 입체와 평면의 조화와 리듬 감각이 살아난다.그는 얼마 전 집합 연작이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0만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리며 뉴욕화단에서도 블루칩 작가로 떠올랐다.
올해로 화가 인생 40여년을 맞은 전화백은 한지오브제 작업을 ‘혼을 싸는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뉴욕타임스도 그의 독특한 작업을 집중 조명했다.오는 12월 커네티컷의 올드리치 미술관 초대전과 내년 9월 뉴욕 로버트 밀러 갤러리 초대전, 2009년 일본 오리 미술관 초대전 등 굵직굵직한 초대전을 갖는다. 100호를 만드는데 작은 조각 7000개가 쓰이고, 포장하고 묶는데 2만회가 넘는 잔손질이 들어가는 작업을 고집하는 전화백은 모든 것이 기계화되어 대량생산되는 현대 사회에서 이런 장인적 정열을 작품속에 담아낸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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