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세상에 친구처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친구들은 각박함을 따뜻하게 녹여주고, 내가 무슨 말을 하던 맞장구를 쳐주고, 나의 썰렁한 농담에 그 누구보다도 크게 웃어준다. 게다가 나는 누구보다도 그 친구를 잘 안다. 얼마나 믿음직스럽고 편안한가…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친구’라는 사람 자체를 우리가 장담하는 것만큼 잘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친구를 만들 때 그 사람의 ‘정직성’을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나와 화학작용이 잘 이루어져야 하고, 취미가 비슷하니까, 같이 있으면 재미있으니까, 나한테 한없이 잘해주니까, 내 조크에 크게 웃어주니까, 나에게 여러 가지 칭찬을 하니까 등등의 이유로 친구가 된다. 절대 나보다 유식해서, 나보다 잘 생겨서, 나보다 키가 크고 멋있어서, 나보다 돈이 많아서 친구가 되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 많거나, 돈을 잘 쓰는 사람을 쫓아다니지만 그건 그 사람이 좋아서 친구하고 싶은 게 아니고 그 사람의 돈이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거나 파트너로 비즈니스를 하게 될 때 문제가 일어난다.
친구와의 캐주얼한 관계, 끈끈한 정, 의리 때문에 나의 입지는 점점 작아질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는 여기 저기서 질투심을 드러내게 되고, 친구의 진정한 속마음 또한 드러내게 되면서 친구관계는 점점 시들어지게 되고 급기야는 배신을 하거나, 법정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친구도 잃고, 돈도 잃고, 마음도 상처를 입게 된다.
일에 관련된 사람들의 관계에는 항상 적당한 ‘거리감’을 두어야 하는게 필수다. 일을 하면서 동시에 친구를 만드는 건 금물이다. 친근함(진짜건 가짜건)은 실체에 접근하는데 우리의 눈을 가리고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성공하기 위해선 판단력을 날카롭게 유지해야 한다. 친구는 친구 관계로만, 사업을 위해선 일 잘하고 능력 있는 사람과 구별해야 한다.
또 다른 각도에서 접근했을 때, 만약에 ‘적’과 일을 하는건 어떤가? 서양 속담에 적은 건드리지 않은 순수한 금광처럼 적한테서 얻을 게 많다고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에 의하면 적을 없애는 방법은 그들을 친구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1971년 베트남 전쟁 때, 헨리 키신저는 납치의 표적이었다. 키신저를 납치하거나 암살하려고 음모를 꾸민 사람들 중에는 반전운동가 목사 베리겐 형제, 4명의 가톨릭 신부, 4명의 수녀 등 그 외에도 여러 명이 있다. 암살기도 이후 키신저는 미국 법무무 산하 정보부에 범인들을 넘기지를 않고 세 명의 범인들과 토요일 아침 만찬을 같이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1972년까지 거의 모든 미국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약속을 함으로써, 이 세 명의 범인들을 감동시켰다. 이들 대부분은 그 후로 키신저와 좋은 친구관계를 유지했고, 자주 방문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
키신저는 항상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기보다는 이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심지어 키신저의 측근은 키신저가 자신을 찬성하는 무리들보다는 반대하는 무리들과 더 궁합이 잘 맞았다고 얘기를 한다.
적이나 경쟁자가 없는 세상은 우리를 게으르게 한다.
중국 속담에도 적이 친구보다도 더 충성스럽게 일을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친구는 우리에게 능력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지만, 적은 더 증명해야 할 이유가 많다고 해야 할까. 만약 적이 없다면 억지로라도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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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엔 김<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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