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케이블 TV에서 입양인 핏줄 찾기에 관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생살을 도려내는 듯한 생이별의 드러매틱한 이야기들을 담은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사회자와 방청객들이 모두 함께 목이 멘다. 부모에게 버려져 뿌리를 송두리째 뽑힌 채 지구촌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입양인들이 이렇게 많다니 충격적이다.
미국, 프랑스, 스위스,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나라로 입양되어 뿌리를 내린 땅이 그들의 모국이 되었다. 대부분은 고학력자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어느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30대 중반의 남자 입양인은 이 세상, 어느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수십년 전에 어린 자식을 버린 어머니를 찾고 있다. 그는 5세쯤 부산 어느 경찰서 계단 앞에서 버려져 울고 있었는데 누군가의 손으로 보육원에 넘겨졌다.
그는 미국 주류사회의 주역인 사회인이 되었다. 그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동양인 얼굴을 가진 낯선 이방인이 되어 그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동영상으로 이렇게 말한다. “나를 버린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는다. 자식을 버려야 했던 이유도 묻고 싶지 않다. 그러나 반드시 나를 낳은 어머니를 만나 그 분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 잃어버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궁금증 때문이다.
한국은 아이들을 해외로 수출하는 대신 자유분방한 서구의 성 문화를 수입해 왔다. 높은 국민소득과 최고의 초고속 통신망 보급률을 자랑하는 한국이 아직도 고아 수출국이라는 부끄러운 이름을 씻지 못하고 있다. 낮은 출산으로 인구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이 미래의 주춧돌인 어린 샛별들을 이방인 양부모들에게 떠맡기고 있다. 자기 자식을 자신의 손으로 키우지 못하는 나라가 한국이 아닌가. 이제는 우리가 뿌린 눈물의 씨앗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민자 /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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