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대선때마다 나르시시즘적인 사람들에 의해 유력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지모임과 사랑모임이 우후죽순 식으로 생겨나고 있다. 대세에 따라 이합집산하면서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주도권을 장악하려고 심한 암투와 갈등을 벌이는 행태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월남전 파병 초기에 상부의 지시에 따라 중대별로 인근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있었던 일화이다. 당시 소총 중대장이었던 필자는 30여명의 병사들과 함께 위문품을 배낭에 나눠 매고 자매결연장인 ‘푸구미’ 촌장집으로 갔다. 그 촌장집 앞 마당에는 우리를 환대하기 위해 평상마루에 여러가지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녹슨 그릇에는 무슨 쌀로 밥을 지었는지 새까만 밥이 고봉으로 담겨 있었다. 살펴보니 파리가 빽빽이 앉아 있어 새까맣게 보인 것이다. 그들은 파리를 쫓지도 않고 그냥 젓가락으로 입에 쓸어 넣고 있었는데 희한하게도 파리는 한마리도 입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우리는 행사가 끝나고 중대기지로 복귀하자마자 구토하고 양치질하느라 정신없었다. 이 일화를 떠올린 것은 당시의 파리떼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국가에 충성하는 사람보다도 정치권력자인 대통령 개인에 충성하는 사람이 출세가 빠르다. 바꾸어 말하면 룰에 충성하는 것은 2차적이고 지도자 개인에게 충성하는 것이 1차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권력지향주의적인 한국적 정치문화가 개선되지 않은 것은 민주정치가 아직도 성숙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명한 마키아벨리는 그의 저서 ‘군주론’에서 “어떤 군주의 두뇌의 우열을 측정하려면 그 군주의 측근을 보면 된다”라고 했다. 모처럼 권력을 장악하고도 권력과 감투에만 몰두하는 용렬한 아부꾼들에게 둘러싸여 있거나 혹은 남이 키워낸 때 묻은 권력에 기대어 힘을 세워 보자고 한다면 역사의 진운앞에 부끄러운 일이며 결과도 아름답지 못할 것이다.
아무튼 재미 한인들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대선후보들에의 줄서기 경쟁은 삼가했으면 한다.
박종식 / 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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