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야 24만1,000에이커 주택 1,250채 손실 ‘사상 최대의 대피’
한인회 재해대책 본부 설치 피해자 돕기나서
인권연 회장 도넛·담요, 한인회 임원들 물등 전달
이번 샌디에고 화재는 단순한 불이 아니다. 주류사회는 이미 인구의 15% 이상이 대피를 했고 한인들은 그보다 더 많은 비율로 집을 떠나 자신의 보금자리의 안전 여부를 확인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SD카운티는 이미 50만명 이상이 ‘홈리스’ 상태가 됐고 실제 수천명이 집을 잃고 망연자실하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도 이번 화재가 이민사회에서 영원히 기록될 ‘사상 최대의 대피’라는 아픈 기록을 세우고 있다.
화재 발생 이틀 만인 23일 ‘한인 이재민’들이 침낭을 메고 한인타운 인근 소속 교회로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다.
<소망교회로 대피한 여고생 언니가 어린 여동생의 머리를 매만지며 잠재우고 있다.>
갈보리 장로교회, 한인천주교회, 소망교회, 한빛교회, 연합감리교회 등은 갑자기 들이닥친 성도들을 위해 급하게 저녁을 준비하며 특별 예배와 미사시간을 가졌다. 각 교회별로 최소 100명이 넘어섰다. 대피중인 장양섭 한인회장은 ‘4년 전 대화재가 있었지만 한인들에게 이런 사태는 없었고 그 이전에도 이런 역사가 없었다”며 “한인회에 재해대책 본부를 설치해 24시간 피해자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본보는 각 교회와 성당을 돌며 동포로서 껴안으며 서로 위로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했다.
여고생 언니가 어린 여동생의 머리를 매만지며 잠재우는 모습에서부터 잠자리가 까다로운 7세 딸을 업고 교회 곳곳을 왔다 갔다 하는 엄마, 70대 할머니들이 손자손녀들을 옆에 재우고 함께 지내온 인생 보따리를 풀며 밤 새워 얘기하는 그림 같은 풍경도 눈에 띄었다.
한 젊은 부부는 몇 년 전 이민 보따리를 다시 챙겨 교회에 짐을 풀었으며 어린 아이 기관지 천식을 우려해 LA 친정집으로 가려던 30대 어머니는 밤길이 무서워 교회에서 날밤을 새우기도 했다.
SD 인권연구소의 최삼 회장은 새벽같이 일어나 자신의 대형 밴으로 오전에는 도넛을 돌리고 오후에는 담요를 구입, 교회와 성당에 전달했다.
또 한인회 임원들도 마스크와 물 등을 구입,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재해 대책을 위해 각 단체장 모임도 열렸다.
<장양섭 한인회장이 대피중 자신의 주택 안전을 파악한 후 화재에 대비해 물을 뿌리고 있다.>
23일 정오 현재 피해상황은 24만1,000에이커 규모의 임야 손실과 1,250주택 파괴로 4년 전 가주 최악의 화재로 기록된 SD 시다 화재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런 급박한 상황을 보고 받고 이날 퀄컴 스테디엄에 헬기로 방문, 피해지역을 돌아봤으며 부시 대통령에게 이 곳 방문을 요청해 25일 일정이 잡혀 있다.
<최갑식ㆍ문종철 기자, SD 특별소식 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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