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자에 실린 권정희 논설위원의 ‘여기자의 세상읽기’, “목소리를 낮추세요”를 잘 읽었다. 대체로 옳은 말이라고 긍정적으로 읽었다. 사실, 목소리가 너무 큰 사람들을 보면 “저분들, 여기 전세 냈는가?” 싶다. 한마디로 ‘교양 없는 인간들’로 밖에 안보이고 남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다민족이 사는 미국에서 “코리언들이 너무 떠든다”는 생각은 곤란하다. 코리언들이라고 다 떠드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 식으로 스테레오 타입 화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수년전이라고 기억 된다. 미동부의 어느 동포가 쓴 글이었다. 가게의 고객 한 분이 “너희 코리언들, 어찌 그리 예의가 없고 무례하냐?”라고 하더라면서 “예의 좀 지키자, 무례하지 말자”고 제언한 일이 있었다.
그 때도 나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야 말로 예의를 모르고 무례한 사람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누구도 한인, 아니 다른 어느 민족을 일언으로 폄하할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어제 만난 한인이 참 예의가 없더라”는 말은 용납되지만 “유, 코리언스”가 어쩌고 하는 말은 지나치게 인종차별적이다.
남가주, 특히 내가 사는 샌디에고 근방에는 필리핀인들, 멕시코 인들이 많이 산다. 그들의 낙천성은 알아 줘야 할 것이다. 대여섯 명만 모이면 정말 시끄럽다. 웃음소리는 어찌 그리도 요란하고 큰지, 온 허파로 웃고 떠든다.
조금 딴 이야기이지만 한때 일본인들이 “조센진와 닌니쿠 쿠사이(조선인들은 마늘냄새 풍긴다)”라며 김치를 마치 야만인들이나 먹을 음식인 듯 천대 박대한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이제는 김치와 마늘이 인이 박힌 듯하다.
요는 인종과 민족을 갈라 논할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목소리의 크기, 높이도 오랜 문화의 소산임을 감안 할 때, 우선 ‘문화적 관용’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고 편협한 규정과 속단, 규탄, 혐오를 자제해야 할 일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결론을 말하라면 권위원의 말에 찬성하면서, 이웃에 대한 배려는 일조일석에 될 일이 아니니 우리의 자녀들을 기르는 가운데 그들만이라도 그런 말을 듣지 않게 주의하면서 키울 일이다. 하긴, 미국에서 교육 받은 우리의 아들딸들, 적어도 1.5세, 2세들 중에는 “코리언들 시끄럽다”는 말 들을 젊은 사람들은 없지 않을까?
최창진 / 샌디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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